트뤼도 "캐나다가 미국 51번째 주? 가능성 전혀 없다"

트럼프, "경제적 강압으로 미국 편입 가능"
캐나다 보수당 대표도 트럼프 발언에 반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6일 오타와 총리 관저 앞에서 사임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타와=AP 뉴시스

사의를 표명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캐나다를 미국의 일부로 만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주장에 대해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되면 좋을 것"이라는 발언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트뤼도 총리는 7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에서 "캐나다가 미국의 일부가 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There isn't a snowball's chance in hell)"고 밝혔다. 이어 "양국의 노동자와 지역사회는 서로 최대 무역·안보 파트너로서 혜택을 입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적 강압을 통해 캐나다를 미국으로 편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해 11월 말 캐나다가 국경 문제와 무역수지 불균형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취임 첫날부터 캐나다로부터 미국에 수입되는 제품에 25%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로부터 나흘 뒤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을 찾은 트뤼도 총리를 '주지사'라고 부르며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건 어떠냐"고 조롱하기까지 했다. 6일 트뤼도 총리의 사임 의사 발표 후에도 "캐나다의 많은 사람이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것을 좋아한다"며 또다시 조롱했다.

동맹을 향한 트럼프 당선자의 무례한 발언이 계속되자 캐나다 정치인들도 여야를 가릴 것 없이 반기를 들고 나섰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은 "(트럼프는) 캐나다를 강한 나라로 만드는 게 무엇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는 위협 앞에서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야당인 보수당의 피에르 포일리에브르 대표도 X를 통해 "캐나다는 절대로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위대한 독립 국가"라고 강조했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