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3주 앞두고 겨울 배추 무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60~70% 가까이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배추 평균 소매 가격이 한 포기에 5,027원, 무는 한 개에 3,206원이다. 차례상에 올리는 배는 작년보다 24% 올랐고, 감귤은 12%, 딸기는 10% 더 비싸다. 지난해 여름철 폭염과 추석 이후까지 늦더위가 이어지며 생산량이 감소한 것이 주원인이다.
또 원화가치가 하락하면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1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하는 생필품 가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기준 초콜릿, 카레, 커피 등 주요 가공식품 175개 품목 가운데 121개 품목의 평균 가격이 1년 전보다 올랐다. 175개 생필품의 평균 물가 상승폭은 3.9%로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폭 2.3%보다 높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새해 들어 식품 약품 화장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전체 소비자물가는 최근 3개월 연속 1%대 상승을 유지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생필품 가격은 빠르게 오르는 모습이다.
반면 저소득 서민층인 소득 1, 2, 3분위의 연도별 경상소득(근로 사업 재산 이전 등 모든 소득 포함) 증가율은 최근 3년간 축소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는 서민층의 부채 증가로 이어지고 있으며, 2021년 하반기 이후 금리 상승이 겹치면서 서민의 살림살이가 점점 더 팍팍해지는 상황이다. 최근 생필품 가격까지 치솟자 “내 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라는 비명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경기 침체 속에서 생활물가 고공행진으로 서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조만간 물가 관리 대책을 발표하고, 설 성수기 관련 공급 확대와 할인 행사를 역대 최대 수준으로 지원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서민의 설맞이가 조금 수월해질 수는 있지만, 미봉책일 뿐이다. 사회 전반에서 심화하고 있는 양극화를 완화하고,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한 종합적이고 중장기적 정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무엇보다 정치 불안을 조기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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