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트럼프 말발 안 먹히나… 미국 공화 하원의장 선출 진통 여전

입력
2025.01.02 17:06
수정
2025.01.02 17:36
구독

조기 지지 선언에도 강경파 요지부동
2명만 이탈해도 불발… “10여 명 반대”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마이크 존슨 미 연방 하원의장과 함께 지난달 14일 미 메릴랜드주 랜도버에서 열린 육군사관학교와 해군사관학교 간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풋볼 리그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랜도버=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마이크 존슨 미 연방 하원의장과 함께 지난달 14일 미 메릴랜드주 랜도버에서 열린 육군사관학교와 해군사관학교 간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풋볼 리그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랜도버=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말발이 친정에 먹히지 않는 모습이다. 공화당 소속 현 마이크 존슨 연방 하원의장을 그가 일찌감치 지지했는데도 코앞으로 다가온 차기 의장 선출을 놓고 당내 진통이 여전하다. 강경파가 소신을 꺾지 않으면서다.

미국 온라인매체 액시오스는 1일(현지시간) “하원의장 선출(3일)이 임박했지만 존슨 의장 반대파는 요지부동인 것으로 보인다”며 “하원 공화당 강경파가 존슨 중심 결집을 계속 주저하는 것은 트럼프 당선자의 현 의장 지지가 별 효과가 없다는 뜻”이라고 보도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현재 존슨 의장 재선출에 반대 뜻을 밝혔거나 찬성 의사를 피력하지 않은 공화당 하원의원은 민주당과 타협하지 않는 지도자를 바라는 10명 남짓이다. 대다수가 ‘재정 매파’다. 존슨 의장이 우크라이나 지원 및 임시 예산 법안 처리 과정에서 정부 지출을 늘리는 민주당 방안에 동조한 것 등을 이유로 내세우며 ‘존슨 재선 반대’를 공개 선언한 토머스 매시 의원(켄터키)이 대표적이다.

3일 하원의장 선거에서 의장으로 선출되려면 전체 투표의 과반을 얻어야 한다. 전체 정원 435명 중 법무장관 후보 지명 때 의원직을 포기한 맷 게이츠 전 의원 한 명을 뺀 434명 전원이 투표하고 민주당 215명의 협조가 없다고 가정할 때 공화당 219명 중 2명만 이탈해도 존슨 의장 재선에 필요한 과반(218명) 득표는 불발된다.

자칫 2년 전 공화당 하원의장 후보였던 케빈 매카시 당시 의장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사흘간 15번 투표 끝에 해임 결의 제출 요건 완화를 강경파에 약속하고서야 의장이 됐던 매카시 전 의장은 열 달 뒤 그 약속에 발목이 잡혀 미국 의회 역사상 처음 해임되는 굴욕을 겪었다.

선출 무산에 따른 하원의장 공석은 트럼프 당선자도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 대선 결과 인증을 위해 6일 열기로 돼 있는 상·하원 합동위원회 개최에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자가 원래 새해 첫날 하려던 존슨 의장 지지 선언을 지난달 30일로 당긴 것도 당내 결집을 위해서였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존슨 의장과 그의 측근은 반대파 10여 명을 추적해 설득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대책을 논의하려 존슨 의장이 이날 플로리다주(州) 팜비치 마러라고리조트를 찾아 트럼프 당선자와 회동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랄프 노먼 공화당 하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액시오스에 “존슨 의장에게 지출 삭감 관련 확신을 바라는 당내 의원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관련 이슈태그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