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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에 권한쟁의심판?... 與 "우원식, 개인 정치 말라" 비판

입력
2025.01.01 20:0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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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의장, 권한쟁의심판 청구 검토
“중립 맞지 않는 처사” 여당 반발
한덕수 탄핵 기점으로 갈등 골 깊어져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여야 대표 회동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여야 대표 회동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우원식 국회의장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청구 가능성을 내비치자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우 의장 측은 지난달 31일 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3명 중 2명만 임명한 데 대해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여당은 우 의장이 원 구성 협상 등에서 중립의무를 위반했다는 비판을 지속해 왔는데, 지난달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안 의결 정족수 문제 등으로 충돌하면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여당 일각에서는 우 의장이 '개인 정치'를 하고 있다는 비난까지 나왔다. 다만 여당도 헌법재판관 임명을 지연시키며 사회·경제적 혼돈을 자초한 측면이 있어 이런 비판이 순수하게 받아들여지진 않는다.

우 의장은 지난달 31일 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후보 1명을 임명하지 않은 것에 대해 "국회가 선출한 3인의 헌법재판관 후보는 여야 합의에 따른 것"이라며 "국회의 헌법재판관 선출권을 최 권한대행이 침해한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입장문을 냈다. 이에 우 의장은 권한쟁의심판 등 법적 조치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한쟁의심판은 국가기관 간 벌어진 권한 다툼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심판하는 절차다.

그러나 여당은 최 권한대행이 국회의 권한을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당은 줄곧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법조계 출신 한 의원은 "우 의장 마음이 급한 것 같다"며 "이는 의장이 제기할 문제도 아니고 의장이 국회를 대표해 소송한 전례도 없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여야 대립이 있는 상황에서 의장의 편향된 행보는 중립성에 맞지 않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신뢰도 1위에 '자기 정치' 강화?

우원식 국회의장이 2025년 을사년(乙巳年) 첫날인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을 남기기 위해 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우원식 국회의장이 2025년 을사년(乙巳年) 첫날인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을 남기기 위해 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우 의장이 '12·3 불법 계엄 사태'에서 국민의 신뢰를 얻으면서 행보가 점차 과감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우 의장은 지난달 10~12일 한국갤럽이 실시한 '정계 요직 인물' 신뢰도 조사에서 1위(신뢰도 56%)에 오르는가 하면 12월 20일 '장래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리는 등 계엄 정국의 '수혜자'로 떠올랐다. 이를 두고 한 여당 중진의원은 "요즘 우 의장이 독자 행보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좋은 이미지를 제고하려는 의도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우 의장이 전날(31일) 양당대표 회동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양당 대책위원회를 꾸리자고 제안한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 기류가 감지된다. 이미 정부와 양당이 현장에서 소통하며 대응하고 있는데 왜 우 의장이 나서냐는 지적이다.

한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여야 의원,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록 전남도지사 등이 사고 현장에서 밤늦게까지 의논하고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며 "(여야 간) 대화가 순조롭게 되고 있는데 양당 대책위가 왜 필요하냐"고 반문했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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