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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총리에 "바보", 대통령에 "폭군"… 머스크의 막말에 獨정치권 비판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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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최측근으로 자리매김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을 "폭군"이라고 비난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최근 머스크 소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를 '여론 조작의 온상'으로 지목했기 때문이다.
다만 해당 발언들은 모두 머스크가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위한대안'(AfD)에 대한 노골적 지지를 표명하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단순한 설전이 아니다. 독일 정치권은 내달 말 실시되는 조기 총선과 관련, 미국인이면서도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는 머스크의 최근 행보를 잔뜩 경계하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독일 벨트와 디차이트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전날 자신의 X 계정에 "슈타인마이어는 반(反)민주적인 폭군이다. 부끄러운 줄 알라"고 썼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조기총선 날짜를 '2025년 2월 23일'로 못 박으며 "얼마 전 루마니아에서의 선거처럼 X에서 은밀하게 또는 노골적으로 행사되는 외부 영향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언급한 데 대한 반응이었다. 독일 대통령실은 머스크의 게시물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별도 논평을 내지는 않았다.
그러나 독일 정치권은 이미 머스크를 견제하고 있는 분위기다.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에 내정되며 '실세 중 실세'로 부상한 머스크가 독일 정치권 주요 인사들을 연일 맹비난하는 게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머스크의 AfD 공개 지지와도 맞물려, '독일 총선 개입' 의도라는 해석도 많다. 머스크는 지난해 11월 독일 연립정부 붕괴 당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바보"라고 조롱했고, 최근 들어선 X 게시물이나 독일 언론 기고문 등 여러 경로로 AfD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독일 녹색당 총리 후보인 로베르트 하베크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신년사에서 "유럽을 약하게 만들려는 이들(AfD)을 강하게 만들겠다는 게 머스크의 논리"라며 "규제가 자신의 권력을 부당하게 제한한다고 여기는 이(머스크)에게 약한 유럽은 이득이 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권력에는 한계가 있어야 하고 어떤 비즈니스도 우리의 민주주의를 파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숄츠 총리도 신년사를 통해 "독일이 어떻게 나아갈지는 시민이 결정하는 것이지, 미디어 소유주(머스크)가 결정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머스크의 행보를 환영하는 건 오직 AfD뿐이다. 엘리스 바이델 AfD 공동대표의 대변인은 "바이델 팀과 머스크 팀이 정기적으로 접촉 중이며, 조만간 두 인사가 직접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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