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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대통령 지켜야" "빨리 체포해"… 새해 첫날부터 쪼개진 尹 관저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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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지 이틀째인 새해 첫날, 관저 앞은 여전히 긴장된 분위기였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불법 체포를 막겠다"며 길 위에서 밤을 꼬박 지새웠고, 반대 측도 "대체 언제 체포해 가냐"며 자리를 지켰다.
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약 200m 떨어진 도보 위. 올해 첫 일출이 구름 사이로 막 모습을 드러낸 이른 시각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손에 쥔 보수 성향 시민 50여 명이 모여 있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 집행이 이뤄질까 봐 밤새 이곳을 지킨 이들이었다. 보온 담요를 두른 70대 여성 정모씨는 "대통령님을 잡으러 들어갈까 봐 어제 아침부터 한 발자국도 안 움직였다"며 언 입술을 매만졌다. 무리 한가운데 있던 20대 남성 3명도 "불법 체포 영장으로부터 대통령님을 지켜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통령 지지자들만 밤을 보낸 건 아니다. 진보 성향 유튜버 5, 6명도 골목길 하나를 두고 마주한 채 휴대폰으로 현장을 내내 생중계했다.
날이 밝자 곳곳에선 실랑이가 벌어졌다. 진보 성향 유튜버들 사이로 한 남성이 '내란수괴 윤석열 사형'이라고 적힌 붉은색 대형 깃발을 들고 나타나면서다. 대통령 지지자 측에선 "깃발 내려!"라고 소리쳤고, 일부는 "빨갱이 XX들" "XX놈들" 등 욕설을 내뱉었다.
경찰은 충돌을 우려해 전날보다 양측 사이 거리(완충공간)를 5배 더 벌렸다. 골목길 건널목(10m) 앞뒤로 공간을 더 벌려 50m 정도 공간을 두고 바리케이드로 질서유지선을 만들었다. 용산경찰서 관계자는 "마찰 방지를 위해 최소한의 완충공간을 마련했으니 안쪽으로 이동하라"며 "채증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가 질서유지선을 침범해 보수단체를 향해 "윤석열을 체포하라!"고 외쳤고 경찰 관계자는 "모여서 구호를 외치면 미신고집회 행위로 간주돼 집회·시위법 위반이다"고 경고했다.
정오가 되자 보수 성향 단체인 신자유연대는 관저 인근 도로변에서 집회를 시작했다. 전날과 엇비슷하게 경찰 비공식 추산 4,000명(주최 측 추산 10만 명)이 모여 "탄핵 무효" "영장 무효"를 외쳤다. 이날 진보단체 주최 집회는 열리지 않았다. 대신 개별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경기 부천에서 온 신모(58)씨는 "새해 첫날 아침부터 나라가 걱정돼 집을 나섰다"며 "여의도, 광화문, 남태령을 찍고 한강진까지 한 달 내내 '탄핵 투어' 중"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영장이 발부됐는데 왜 집행을 안 하는 거냐"고 토로했다.
소란스러운 주변과 달리 정작 관저 정문은 차분했다. 입구엔 바리케이드가 'ㅁ' 자로 설치됐고, 경호처와 경찰 직원들이 경계 태세를 유지했다. 전날 설치됐던 차벽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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