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과잉 진료 없고 친절했는데..." 숨진 치과의사 동료는 무료 진료 나섰다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제주항공 2216편 여객기 추락 참사로 광주 소재 치과 개원의 한 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상에선 해당 의원에서 진료 경험이 있는 환자들의 애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역 동료 의사들도 숨진 원장의 환자 치료를 무료로 마무리하겠다며 도움에 나섰다.
31일 대한치과의사협회(치협)에 따르면, 광주 광산구 흑석동에서 치과의원을 운영 중인 50대 이모 원장이 이번 참사로 세상을 떠났다. 올해 개원 15주년 차인 이 원장은 과거 한 대학 치위생학과 겸임·초빙교수로 활동하며 실습 기자재와 학생 교육을 지원했고, 노인복지관에선 무료 진료를 하는 등 지역 사회에 온정을 베풀어 왔다.
누리꾼들은 이 원장이 사망했다는 비보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과잉 진료를 하지 않고 어린 환자에게도 친절했다는 경험담도 잇따랐다. 이 원장에게 진료를 받은 환자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저희 첫째, 둘째 그동안 친절하게 진료해 주셔서 감사했다. 저희 아이들도 소식 듣고 너무 슬퍼하고 있다"는 게시글을 올리며 고인을 애도했다. 다른 누리꾼은 "초등학교 때부터 저 치과 다녔는데 정말 좋은 분이었다"며 "2주 전에 건강검진 갔는데 이상 없다고 진료받고 그 뒤로 부고 문자를 받아 정말 황망했다"고 적었다. 이날 네이버 지도 '방문자 리뷰'에는 고인의 명복을 비는 후기가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지역 치과의사들도 이 원장의 부고 소식에 조의를 표하며 이 원장에게 교정이나 임플란트 등 장기 치료를 받던 환자의 진료를 이어받아 마무리하겠다고 나섰다. 이 원장 치과에서 약 1.8㎞ 떨어진 곳에 위치한 조원빈(38) A치과 대표원장은 SNS에 "원장님이 얼마나 헌신적으로 환자분들과 아이들을 위해 사셨는지 잘 알기에, 기존에 교정이나 임플란트 진행 중이던 환자분들을 우리 치과에서 마무리해드리려고 한다"며 "원장님에 비하면 부족하겠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뿐이라 생각하기에 먼저 나서게 됐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는 "이렇게 훌륭하신 선생님들이 계셔서 우울했던 마음이 따뜻함으로 채워진다"는 댓글이 달렸다.
조 원장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원장님 치과에서 교정 진료를 받는 220명의 환자를 모두 이곳에서 진료를 볼 수 있게 책임지겠다"며 "교정·임플란트 비용은 환자 대부분이 기존 병원에 완납했기에 추가 비용을 받지 않고 진료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뜻 도움에 나서는 이유에 대해선 "대부분의 치과가 다른 치과에서 교정받던 환자를 받아주지 않는 편"이라며 "환자들을 수용할 치과가 주변에 없을 것 같아 저희가 먼저 해당 치과에 연락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조 원장을 포함해 현재까지 대여섯 명의 지역 치과의사들이 환자들의 전원 요청에 적극적으로 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협도 단체 차원에서 조의를 표할 예정이다. 양우열 치협 광주지부 사무국장은 "추모 현수막을 광주시치과의사회관에 게시했고, 단체 차원에서 추후 빈소가 마련되는 대로 조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