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제주항공 이용 잦은 일본... "당분간 못 타겠다" 불안감

입력
2024.12.30 18:07
수정
2024.12.30 18:21
구독

요미우리 "일본서 불안 호소 잇따라"
제주항공, 한일 간 17개 노선 운항
일본 내 잦은 '조류 충돌' 재조명도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인근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이 전날 제주항공 2216편과의 충돌로 파손돼 있다. 무안=박시몬 기자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인근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이 전날 제주항공 2216편과의 충돌로 파손돼 있다. 무안=박시몬 기자

일본에서 '제주항공 2216편 참사'로 한국행 여객기를 향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왔다. 제주항공이 지난해 한국과 일본을 오간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한 항공사여서 파장은 더 컸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사고 이후 제주항공이 취항하는 (일본) 국내 공항에서는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고 30일 보도했다. 전날 탑승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2216편은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착륙 중 외벽에 충돌한 뒤 폭발했다. 이 사고로 179명이 사망했다.

불안감이 퍼지는 이유는 제주항공을 이용해 한국을 찾는 일본인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제주항공을 이용해 양국을 찾은 일본인, 한국인은 약 357만 명이나 됐다. 지난해 한일 노선 전체 이용객 약 1,927만 명의 18.5%가 제주항공을 이용했던 셈이다. 제주항공은 한일 노선 운항 17개 항공사 중 수송객 1위였다.

일본인들은 엑스(X), 틱톡 등 일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과거 제주항공 여객기 탑승 경험과 함께 안타까운 심정을 담은 글을 올렸다. "제주항공을 자주 이용했는데 이번 사고로 겁이 났다", "당분간 제주항공은 못 탈 것 같다" 등 두려움을 표현하는 글이 대부분이었다.

광주 시민들이 30일 동구 5·18민주광장에 설치된 제주항공 2216편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하고 있다. 광주=뉴스1

광주 시민들이 30일 동구 5·18민주광장에 설치된 제주항공 2216편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하고 있다. 광주=뉴스1

요미우리는 전날 제주항공 여객기를 이용한 탑승객 목소리도 전했다. 서울에서 출발해 도쿄 나리타국제공항에 도착한 20대 회사원은 요미우리에 "사고 소식을 듣고 비행기를 타도 될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에서 서울행 제주항공 여객기를 기다리던 20대 회사원은 "사고가 발생했으니 점검을 다시 철저히 했을 거라 믿고 싶지만"이라고 전했다.

사고 원인으로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이 지목되면서 일본에서도 관련 문제를 재조명하는 분위기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국내에서 발생한 항공기와 조류 충돌 건수는 1,499건이었다. 이 중 기체 손상까지 이어진 것은 59건이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까지 항공기의 조류 충돌은 매년 1,400~2,000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일본에서 발생한 조류 충돌 중 약 30%는 착륙 과정에서 일어났다. 충돌 건수가 가장 많은 공항은 도쿄 하네다국제공항으로, 이착륙 1만 회당 약 2.6회 발생했다. 국토교통성 한 간부는 요미우리에 "조류 충돌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라며 "일본도 대비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