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제주항공 참사에 “깊은 슬픔”… 미국 정부 “사고 조사 돕겠다”

美대통령 애도 성명…“필요한 지원 제공”
교통안전위 “조사팀에 제조사 보잉 참여”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8일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세인트크루아섬 크리스천스테드의 홀리크로스 성당에서 열린 미사에 참석한 뒤, 성당을 떠나며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크리스천스테드=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제주항공 2216편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미국 정부는 사고 조사를 돕겠다고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애도 성명을 내고 “(아내) 질과 저는 한국 무안에서 벌어진 제주항공 사고의 결과로 발생한 인명 피해에 대해 깊은 슬픔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가까운 동맹으로서 미국 국민은 한국 국민과 깊은 우정의 유대를 공유하고 있으며, 이번 비극으로 영향을 받은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기도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한국에) 모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번 사고 조사에는 미국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한국 항공당국의 이번 참사 조사를 돕기 위해 미 조사팀을 이끌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조사팀에는 미 연방항공청(FAA)과 더불어 참사 여객기 제조사인 보잉도 포함된다고 NTSB는 전했다. 사고 여객기인 제주항공 7C2216편 기종은 보잉이 제작한 ‘737-800’으로, 1997년 출시 뒤 현재까지 5,000대 넘게 팔리며 보잉 737 모델 판매량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NTSB는 항공뿐 아니라 고속도로, 선박 및 해양, 파이프라인, 교량 붕괴, 철도 등 민간 교통사고 조사를 담당하는 미국 연방정부 조사 기관이다. 사고 현장에서 수거된 참사 여객기 비행자료기록장치(FDR)의 훼손 정도가 심해 한국 당국의 자체 분석이 어려울 경우 NTSB에 조사를 맡겨야 할지도 모른다는 말이 나왔다.

29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충돌 폭발 사고로 파손된 제주항공 여객기 기체의 후미 부분이 크레인에 매달려 있다. 이날 참사로 항공기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숨졌다. 무안=연합뉴스

29일 오전(한국시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을 태운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비상 착륙 중 폭발해 2명만 구조되고 179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한국 내에서 발생한 여객기 사고 중 사망자가 가장 많았고, 해외에서 발생한 국내 항공사 참사를 포함하면 △1983년 소련에 의해 격추된 대한항공 여객기 참사(269명 사망) △1997년 대한항공 여객기 괌 추락 사고(228명 사망)에 이어 세 번째로 인명 피해가 컸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