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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싱 의혹' 김명수 합참의장, 계엄 언급 들었나… 여인형·합참 '진실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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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불법 계엄의 사전 기획 및 실행에서 철저히 배제된 것으로 알려진 김명수 합동참모의장이 1년 전 '계엄 가능성'을 인지했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1년 전 열었던 관저 모임에 김 의장이 참석했다는 것인데 사실일 경우 계엄 언급을 직접 들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향후 수사과정에서 계엄 세력이 김 의장을 포섭하려는 시도가 있었는지, 김 의장을 비롯한 합참은 불법 계엄의 밑그림에서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했는지를 확인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24일 여인형 방첩사령관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말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모임을 열었고 이 자리에는 김 의장도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사회 문제에 대한 걱정을 토로하며 "계엄이나 비상 조치밖에 해결책이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여 사령관은 전했다. 특히 그는 주요 참석자도 언급했는데 김 의장을 비롯해 당시 직책 기준으로 신원식 국방부 장관, 김용현 대통령경호처장,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을 지목했다. 여 사령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당시 모임에서 계엄 실행 의지가 구체적으로 논의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계엄 검토 가능성'은 김 의장도 알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이날 합참은 발 빠르게 진화에 나섰다. 합참에 따르면 김 의장은 지난해 11, 12월 대통령 관저를 두 차례 방문했으나 '비상 조치'에 관한 얘기는 들은 적이 없다. 합참 관계자는 김 의장이 취임 닷새째인 지난해 11월 29일 처음으로 관저를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당시엔 11월에 있었던 하반기 장성 인사 진급 대상자들 중 일부 인원이 참석한 비공식 자리였다. 해군 출신인 김 의장은 당시 참석자의 얼굴을 전부 기억하진 못하지만, 여 사령관은 기억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의장은 이날(11월 29일) 윤 대통령의 축하 인사에 "대비 태세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답했고, 윤 대통령은 "믿음직하다"고 격려했다고 한다. 해당 모임 당일은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 스님이 입적한 날이라 관련 내용이 주된 화제였고 비상 조치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는 게 김 의장 측 설명이다.
또 12월 22일에도 김 의장은 대통령 관저를 방문했는데, 이때는 전군 주요 지휘관을 초대한 부부 동반 연말 만찬이었다. 육·해·공군 참모총장, 해병대 사령관, 주한미군 사령관, 한미연합군 사령관·부사령관,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 등이 참석했다고 한다. 비상 조치를 언급할 만한 자리가 아니라는 얘기다.
양측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진실은 수사를 통해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계엄을 주도한 세력이 실질적인 군령권을 가진 합참의장이 '우리 편'인지 검증하는 기회를 가졌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한 군 소식통은 "불법 계엄은 육군사관학교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계엄사령관으로 합참의장을 임명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김 의장의 의중을 확인할 필요는 있었을 것"이라며 "이후 김 의장 포섭이 힘들다고 판단해 대체 인물을 합동참모차장에 앉히려고 한 정황도 있다"고 분석했다.
합참차장은 주로 중장이 맡아왔지만 올해 4월 강호필 현 지상작전사령관이 대장으로는 2년여 만에 임명됐고, 손식 전 지작사령관이 건강 문제로 물러나면서 강 전 차장이 지작사령관 자리를 채웠다. 이어 합참차장은 김봉수 중장이 1개월여를 맡은 뒤 지난 11월 말 정진팔 중장으로 재차 교체됐다.
앞서 김 의장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북한 오물풍선 부양 원점 타격' 지시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엄 당일 작전통제실에서도 자리만 지켰을 뿐 김 전 장관에게 조언이나 의견 개진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합참은 김 전 장관으로부터 원점 타격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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