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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탄핵 압박 어림없다... 한덕수, 24일 특검법 상정 안 해

입력
2024.12.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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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요구한 24일 쌍특검법 상정 안 하기로
한 "대행 체제는 헌법과 법률을 충실히 지키는 것"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3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경제 6단체장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경제 6단체장들의 발언을 받아 적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3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경제 6단체장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경제 6단체장들의 발언을 받아 적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24일 국무회의에 '쌍특검법'(내란 특검법·김건희 특검법)을 올리지 않을 방침이다. 헌법과 법률적 해석이 더 필요해 숙고하겠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24일까지 공포하지 않으면 탄핵"이라고 엄포를 놨지만 어림없다는 태도다. 민주당의 거센 압박과 한 권한대행의 요지부동에 탄핵 정국의 변수가 하나 더 늘었다.

한 권한대행은 23일 주요 경제단체장들과의 오찬에서 "현재 대행체제의 근본은 헌법과 법률을 충실히 지키는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총리 시절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한 전례가 있다.

총리실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내일(24일)은 (쌍특검법 상정이)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여러 가지 헌법적인 요소를 살펴봐야 되고 또 법률적인 요소도 살펴봐야 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쌍특검법과 관련한 야당의 압박을 의식한 듯 “고차 방정식을 푸는 데는 조금 더 시간을 달라는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두 특검법의 거부권 행사 시한이 내년 1월 1일까지인 만큼, 한 권한대행은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 국무회의를 열고 최종 판단을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처럼 정부는 원칙론을 유지하고 있지만, 한 권한대행이 결국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달 26일 국무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위헌성이 조금도 해소되지 않은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특검 후보자 추천권을 야당이 독점하게 되는 법안 내용에 대해 한 권한대행이 입장을 번복하기는 쉽지 않은 상태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경제6단체장과 간담회에서 헌법과 법률을 강조하며 “(대한민국이) 법치주의 그리고 민주주의에 강한 나라로 분명히 다시 각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CBS라디오에 나와 "내란 특검법에 대해서는 지금 내란에 동조하는 정당으로 잘못 비칠 우려가 있다"고 여지를 남겨둔 반면, 김건희 특검법에는 '혐의가 지나치게 많이 적시돼 있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여당은 "탄핵 인질극"이라며 지원사격했다.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무총리 탄핵이라는 칼을 대통령 권한대행의 목에 들이대고서, 민주당이 원하는 대로 하지 않으면 찌르겠다는 탄핵 인질극을 하는가"라고 따졌다. 야당의 탄핵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해 탄핵소추안 가결을 위한 정족수가 국무총리 기준(재적의원의 과반·151명)이 아닌 대통령 기준(재적의원의 3분의2 이상·200명)이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한 권한대행의 결정에 상관없이 여야는 극한 대립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는 구도다. 쌍특검법 공포를 촉구하는 민주당이 한 권한대행을 탄핵하겠다고 달려들 경우 탄핵 정국의 혼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에서는 국무위원 5명을 추가로 탄핵해 법안을 자동 발효시키자는 주장도 나왔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현재 의원 숫자가 제일 많은 책임 있는 야당으로 그런 상태까지를 염두에 두고 진지하게 말한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반면 한 권한대행이 헌법과 법률적 판단만을 고집한다면 정치적 혼란은 무한정 장기화할 수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법치주의라는 원칙만이라면 쌍특검법에 대한 거부권뿐 아니라 야당이 요구하고 있는 헌법재판관 3인에 대한 임명을 하지 않을 명분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그럴 경우 예상되는 더 큰 혼란, 오해로 국론이 분열될 수 있다는 것도 한 권한대행이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여야정이 타협을 모색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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