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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판 깔아준다?... 여야정협의체 출범 전부터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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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정국의 혼란을 수습할 여야정 국정협의체 출범을 앞두고 여야의 기 싸움이 치열하다. 핵심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참여 여부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초당적 협력체’를 선제적으로 제안한 만큼 참여 주체를 당대표급으로 높여 하루빨리 국정 안정을 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협의체 주도권을 이 대표에게 내주는 것에 거부감이 상당한 국민의힘은 양당 원내대표 참여를 고집하고 있다. 유력 차기 대권주자인 이 대표에게 대선판을 깔아줄 수 없다는 속내가 담겼다.
이에 국민의힘이 20일 전격 참여를 선언하면서 급물살을 타는 듯했던 협의체 구성 논의는 주말 사이 진전이 없었다. 대신 여야 간 탐색전 성격의 신경전만 오갔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국가적 비상사태를 초래한 국난 상태”라며 “국정 안정을 위한 상시적 만남을 국회의장과 원내대표가 하는 것은 격에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협의체에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 권한대행과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이 참여한다는 것은 양당 대표가 참여하는 게 격에 맞고 실질적인 힘도 실릴 수 있다”며 본인은 원내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역할에 머물겠다고 덧붙였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우원식 국회의장, 그리고 여야 당대표가 참석해야 한다는 논리다.
민주당은 특히 ‘비상시국’을 부각시켰다. 내란 사태로 촉발된 초유의 국정공백 상태인 만큼 평시에 가동하는 원내대표급 회동을 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상적인 여야정 협의체라면 국회의장이 낄 자리가 없지 않느냐”, “협의체는 양당 대표가 참여해서 국정을 안정시키는 것이지 원내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박 원내대표의 이날 발언도 같은 맥락이다.
협의체 출범에 소극적이던 국민의힘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모습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협의체에) 당대표가 참석하는지, 원내대표가 참석하는지는 직접 만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사안이지, 고집을 부리고 싸울 사안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참석자가 아니라 국민”이라고 했다. 한동훈 대표가 물러나면서 당대표가 공석인 국민의힘은 협의체가 출범하면 참여 주체가 누가 되더라도 대표 권한대행인 권 원내대표가 일단 참석하게 된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협의체 논의를 일상적인 원내대표급으로 낮춰 현재 위기를 모면하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를 지연, 방해하려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의힘의 최종 목표는 (국정 안정이 아니라) 윤석열 옹호, 왕정복고에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야 모두 탄핵 정국의 국정 공백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한 만큼 협의체 출범부터 파행을 빚을 가능성은 낮다. 다만 협의체가 꾸려지더라도 의제를 놓고 주도권 싸움은 불가피하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내년도 본예산 조기 집행과 현재 공석인 국방부·행정안전부 장관 임명을 최우선 과제로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협의체 가동을 계기로 한 대행과 국무위원들에 대한 민주당의 무더기 탄핵 소추 움직임을 저지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반면 민주당은 추가경정예산 조기 편성과 내란∙김건희 특검법 공포,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의 키를 쥔 헌법재판관 임명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모두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거나 우선순위가 엇갈리는 의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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