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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450원 돌파에 외환 수급 방안 발표…은행 외환 거래 문턱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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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6년 만에 1,450원 선을 돌파하면서 정부가 외환 수급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그동안 대외건전성 관리를 위해 외환 유입을 엄격히 제한했는데, 국제금융·외환시장 환경 변화를 고려해 유연화하는 쪽으로 정책기조를 재검토하는 것이다.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한국은행·금융감독원은 20일 오전 김범석 기재부 제1차관 주재로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 콘퍼런스콜을 개최해 외환 수급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외환보유액이 4,000억 달러를 상회하고 순대외금융자산이 1조 달러에 이르는 만큼 대외안전판이 구축돼 있다고 판단한다. 최근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된 것도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11월 기준 외환보유액은 4,154억 달러 수준으로 1996년 외환위기 이전인 332억 달러보다 10배 이상 외화를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12·3 불법 계엄 사태 이후 탄핵 정국으로 이어지고,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가 확인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정부가 긴급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우선 정부는 건전성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향후 외환 거래를 위해 확보하는 외화 한도인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상향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내은행은 자기자본의 50%에서 75%로, 외국 금융기관 국내지점은 250%에서 375%로 올린다. 기존 대비 50% 상향된 값이다. 기업·개인은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이고자 미래에 특정 환율로 외환을 사고팔고 싶을 때 선물환 거래를 이용한다.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높이면 외환 거래가 더 활발해지고 국내에 외화가 더 많이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외화 대출 규제도 완화한다. 한은의 외국환거래업무 취급세칙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원화용도의 외화대출은 금지돼 있다. 중소·중견기업의 국내 시설자금에 한해 허용 중인데, 2000년대 후반 급격한 외채 증가에 대응해 단계적으로 제한해 왔다. 앞으로는 소상공인을 제외한 대·중소·중견기업의 시설자금 용도로 대출을 허용한다. 대외건전성을 고려해 실물경제에 도움이 되는 '시설자금' 용도로 제한하기로 했다. 필요할 경우 차주의 외환리스크 부담여력을 고려해 수출기업으로 제한할 계획이다. 내년 1월 중 한은의 외국환거래업무 취급세칙을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외화조달 여건 개선에도 나선다. 국내 기업 등이 룩셈부르크 증권거래소(LuxSE) 채권 시장에 회사채 등을 상장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한다. LuxSE는 최대 국제채권 거래소임에도 엄격한 절차로 국내 외화채권의 참여가 저조했다. LuxSE에 상장될 경우 외화조달이 용이한 만큼 국내 기업 등이 채권을 발행할 경우 증권신고서 제출을 면제해줄 계획이다. 금융위 고시상 LuxSE를 '해외 주요시장'으로 지정하면 증권신고서 제출면제 대상이 된다.
달러 외 통화 결제 여건도 구축하기로 했다. 달러 환전 없이 상대국 통화로 결제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인도네시아 간 현지 통화 직거래 체제(LCT)가 올해 9월 말 출범했는데, 한도를 상향하고 말레이시아 등 주요 아세안 교역국과 추가 LCT 체결을 검토한다. 아울러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의 외환스와프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방안의 시행 효과, 국가신인도 및 외환시장 여건 등을 봐가며 단계적으로 제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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