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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선 도전' 정몽규 "결자해지하겠다"...정부의 지적엔 "잘 설득하겠다" 반복

입력
2024.12.19 18:30
수정
2024.12.19 18:5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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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팬 연임 반대 목소리에 "축구관계자들은 달라"
문체부 등 '홍 감독 선임 절차 하자' 지적에도...
"선임 과정 잘 지켜. 과정 중계 아니라고 생각"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포니정재단빌딩에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포니정재단빌딩에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몽규(62) 대한축구협회장이 결국 4연임에 도전장을 내고 "결자해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축구협회의 추락한 신뢰 회복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못했고, 문화체육관광부 및 향후 정부와의 갈등 봉합을 위해선 "설득하겠다"는 입장만 반복했다.

정 회장은 19일 서울 종로구 포니정재단빌딩에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과감한 개혁을 통한 축구협회 신뢰 회복, 한국 축구 국제 경쟁력 제고,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완성, 디비전 승강제 완성을 통한 축구 저변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정 회장은 "축구협회장에 다시 한번 도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지난 12년간 많은 분과 고민하며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사람으로서 회장직을 내려놓는 것은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와 축구협회가 잘못된 것들에 대한 비판은 가감 없이 수용해 협회의 발전을 위한 자양분으로 삼겠다. 누구보다 큰 책임감으로 결자해지의 굳은 각오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앞서 지난달 문체부의 감사를 통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가 요구됐다. 축구협회장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판단이었다. 스포츠윤리센터도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정 회장이 수장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직무태만'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럼에도 지난 2일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연임 심사를 거쳐 정 회장의 4선 도전을 승인, 선거에 나설 수 있게 해줬다.

그러나 여론은 싸늘하다. 지난해 승부조작 축구인 등을 기습 사면해 논란이 됐고,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절차적 문제로 국민적 비난을 받았다. 또한 지난 9월 국회 국정감사 현안 질의에선 '유체이탈 화법'으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축구팬들은 연임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 회장은 이에 "축구 관계자들은 내가 마무리해야 한다는 말씀을 주셨다"고 반박했다. 축구협회 노조가 정 회장의 4연임 반대 성명서를 내는 등 내부 비판에 대해선 "내가 잘못한 게 있어서 지적이 나왔을 것이다. 협회 직원뿐 아니라 현장 지도자 등과도 열심히 소통하겠다"고만 했다.

향후 정부와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잘 설득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정부가 예산 삭감 조치를 내릴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여러 기부금은 우리가 문체부와 상의해서 한 푼도 허투로 쓰지 않았다. 정부와 오해에서 비롯된 문제여서 잘 설득하겠다"며 "현재 보유한 자금이나 중계권 협상 등을 통해 충분한 재원이 마련된 상태다. 앞으로 문체부를 잘 설득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또 천안축구종합센터와 관련한 문제에도 "정부로부터 50여억 원의 과징금을 받았다. 앞으로 문체부를 설득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며 "보조금 지급 중단에 대해선 작년 정부의 보조금 비율은 협회 예산의 16~17%였다. 유소년, 여자축구 발전 등 특정 사업에 들어가는 돈인데, 그게 줄면 특정 사업을 못 할 수 있어 문체부를 잘 설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축구협회 신뢰 회복에 대해선 "협회 시스템을 혁신하겠다. 열린 행정을 위해 투명한 경영 공시를 도입하고, 국민소통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을 뿐 구체적인 계획은 내놓지 못했다. 국민적 소통 부재 해결은 "소통은 여러 가지가 있다. 선거인단을 앞으로 400명까지 확대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그는 문체부와 스포츠윤리센터에서 '홍 감독 선임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정 회장은 "감독 선임 과정은 잘 지켰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인사가 그렇듯 누구를 인터뷰하거나 만나고 하는 것은 결과를 발표하는 것이다. 과정을 중계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부분이 미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5선 가능성에 대해선 "더 할 가능성 없다"고 했고, 또 다른 후보인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과 신문선 명지대 초빙 교수가 제안한 공개 토론에는 "얼마든지 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축구협회장 선거 후보 등록은 오는 25일부터 사흘간 진행되며, 선거는 내년 1월 8일 예정이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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