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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셔틀콕 깃털로 패딩 만들어... 中 '가짜 다운재킷' 논란

입력
2024.12.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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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셔틀콕 모아 패딩 충전재로 활용
"닭털·돼지털도 분쇄 후 표백해 사용"

패딩 충전재로 활용되는 셔틀콕. 대허바오 캡처

패딩 충전재로 활용되는 셔틀콕. 대허바오 캡처

본격적인 한파가 불어닥친 중국에서 배드민턴 셔틀콕을 재활용해 만든 '가짜 다운재킷(패딩)'에 대한 폭로가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17일 중국 현지 매체인 대허바오는 패딩 업체들이 충전재용 중고 셔틀콕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현장을 적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업체는 셔틀콕에서 깃털 부분만을 분리한 뒤 분쇄해 실처럼 만든 비사(飛絲)를 충전재로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중국중앙TV(CCTV)에서 지난달 말 초저가 패딩 제품이 비사를 충전재로 사용했다는 사실을 폭로하며 논란을 촉발했다. 이후 중국 현지 매체들이 비사의 출처를 찾기 위한 심층 취재에 나섰고 비사의 원료가 셔틀콕임을 밝혀냈다. 전국 배드민턴 경기장 청소 담당자 등 관련 업계 종사자나 배드민턴 애호가들이 중고 셔틀콕을 모아서 이들 업자에게 판매해 현금화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셔틀콕의 깃털을 분쇄해 만든 섬유는 가늘고 질기다"면서 "패딩 충전재나 베갯속 등으로 활용할 때 복원력이 좋은 편"이라고 현지 매체에 귀띔했다. 또 다른 업자는 "셔틀콕 재활용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이뤄져 왔으며, 이는 오히려 양심적인 편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닭털이나 돼지털도 분쇄해 사용하는 것을 본 적 있다"면서 "추가적인 표백 과정까지 거친다"고 폭로했다.

가짜 패딩은 오리털·거위털로 된 충전재를 채운 것처럼 위장해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저렴한 가격에 유통되고 있다. '셔틀콕재킷’은 보온성과 가벼움 등의 지표에서 정품 패딩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진 등이 섬유에 붙어 있다가 알레르기 등을 일으킬 수 있다"며 "특히 온라인에서 초저가로 유통되는 아동용 다운재킷을 구입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中 내 오리·거위털 가격 매년 상승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 비치된 패딩.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뉴시스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 비치된 패딩.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뉴시스

전 세계 다운 생산량의 70~80%를 차지하는 중국은 최근 비싼 거위와 오리 고기 소비가 줄고, 돼지 고기 소비가 늘면서 거위 털과 오리 털 공급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오리와 거위 깃털 가격이 최근 매년 1.5배 이상 오른 가운데, 지난 7월에는 셔틀콕 가격도 20% 이상 급등했다.

오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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