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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단 우회·타인 계정 도용·P2P...'누누티비'는 어떻게 법망 피해 돈 벌었나

입력
2024.12.1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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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누누티비 운영자 범죄 수법 공개
불법 도박 사이트와 협력해 해외에 서버 개설
CDN으로 차단 우회, P2P로 전송 비용 절약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경찰이 '누누티비' 운영자의 진술을 확보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경찰이 '누누티비' 운영자의 진술을 확보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11월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범죄과학수사대에 의해 체포된 거대 저작권 침해 사이트 '누누티비'의 운영자추적을 피하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누티비는 도박 사이트를 홍보하기 위해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영상을 무단으로 올렸고 폐쇄 이후에도 여러 유사 사이트를 낳은 불법 웹사이트다.

16일 문체부에 따르면 저작권범죄과학수사대는 지난달 9일 '누누티비' 운영자를 검거하고, 누누티비를 폐쇄한 후 후속으로 운영해 온 '티비위키' '오케이툰' 등의 도메인을 압수해 즉각 차단 조치를 했다. 또 압수수색 현장에서 운영자가 보유한 고급 차량 2대와 고급 시계 1정,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범죄수익으로 압수했다고 밝혔다.

문체부 설명에 따르면 누누티비 운영자는 범죄 수익원이 되는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조직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해외에 서버를 구축했다. 또 전송 품질을 높이기 위해 트래픽 실시간 모니터링을 진행했으며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를 활용하기도 했다. CDN은 동영상 같은 대용량 콘텐츠를 분산형 서버를 통해 다수 이용자에게 빠르게 전송하는 서비스를 말하는데 이를 이용하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사이트 접속 차단 조치가 이뤄져도 사이트 운영자는 이용자들의 우회 접속을 유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CDN 사업자에게 불법 웹사이트 접근 차단 의무를 부과하는 '누누티비 방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저작권범죄과학수사대, 출범 1년여 만에 성과

문체부가 압수수색 현장에서 확인한 '티비위키' 관리자 계정 모습.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문체부가 압수수색 현장에서 확인한 '티비위키' 관리자 계정 모습.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문체부의 '티비위키' '오케이툰' 폐쇄조치 후 접속 화면.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문체부의 '티비위키' '오케이툰' 폐쇄조치 후 접속 화면.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누누티비 운영자는 수사기관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서도 다양한 수법을 썼다. 불법 사이트를 운영하기 위해 ①서버에 접속할 때는 다중가상사설망(VPN)으로 인터넷주소(IP)를 바꿨고 ②거래를 위해서는 해외 신용카드와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를 이용했다. ③'오케이툰'을 운영할 때는 웹툰 플랫폼 작품을 무단 복제하기 위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계정을 모아 도용하기도 했다.

영상 공유 사이트였던 ④누누티비와 티비위키는 개인 간 공유(P2P) 스트리밍 기술을 쓰기도 했다. P2P 스트리밍은 한 사용자의 개인용컴퓨터(PC)에서 동일한 영상을 보고 있는 다른 이용자의 PC로 조각 파일을 배포하는 기술로 영상 전송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누누티비 등의 이용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새 불법 저작물을 공유하는 공범이 된 셈이라는 게 문체부의 설명이다. 이용자의 IP 주소가 불특정 다수에 그대로 노출됐다는 점도 문제였다.

저작권범죄과학수사대는 2023년 10월 저작권 특별사법경찰 수사 조직을 개편하며 출범한 후 1년여 만에 누누티비 운영자 검거라는 성과를 냈다. 정향미 문체부 저작권국장은 "이제 더 이상 국내 창작자들의 권리를 위협하는 불법 웹사이트 운영자들이 문체부 저작권범죄과학수사대의 수사망을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관계 부처와 협력하고 국제 공조 수사를 강화해 창작자의 정당한 권리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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