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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尹 탄핵 막고 당권 장악... 친한 "한동훈을 또 날리려 하나"

입력
2024.12.10 22:00
수정
2024.12.10 22: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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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중진, 권성동 원내대표 추대 의견
비윤계선 김태호 의원 나서
한동훈 "적절하지 않다" 견제구 날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국회에서 의원총회가 열리는 예결위회의장으로 향하며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국회에서 의원총회가 열리는 예결위회의장으로 향하며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12·3 불법계엄 사태 이후 숨죽였던 국민의힘 친윤석열(친윤)계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노골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참에 당권까지 장악하겠다는 심보다. 친한동훈(친한)계도 적극 맞서면서 여당의 볼썽사나운 '밥그릇' 싸움이 가열되고 있다.

당 중진들은 10일 권성동 의원(5선)을 차기 원내대표에 추대하기로 했다. 권 의원은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친윤계 핵심 의원이다. 2022년 윤 대통령과 '체리따봉' 텔레그램 메시지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됐다. 상대는 4선의 김태호 의원이다.

친윤계는 권 의원을 밀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지금 친한이냐 친윤이냐가 아니라, 위기를 누가 타파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원내대표 경험이 있어 여러 복잡한 현안을 풀어갈 사람으로 권 의원이 적절하단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친윤계 관계자는 "책임정치 구현을 위해선 한 대표에게 힘을 싣는 것이 맞다"면서도 "한 대표에게 모든 것을 믿고 맡길 수 있는가에 대한 의원들의 의구심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윤 대통령 '조기 퇴진'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노골적으로 터져나왔다. 하야와 탄핵은 물론이고 한 대표가 강조하는 '질서 있는 퇴진'도 어림없다는 것이다. 윤상현 의원은 취재진과 만나 "조기 퇴진, 조기 하야에 반대한다. 한마디로 이재명 대표 더불어민주당에 정권을 헌납하겠다는 것"이라며 "탄핵하든 하야하든 도긴개긴이다. 윤 대통령의 주검 위에 새 정권을 세울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김용태 의원은 페이스북에 탄핵보다는 특검 수사가 먼저라면서 "야당의 목적은 내란죄 프레임(틀)으로 하야 또는 탄핵을 시켜 대선을 내란죄 심판 프레임으로 가져가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민주당은 조기 선거로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더 성숙한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만들기에도 같이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촉구했다.

친한계는 권 의원 추대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친한계 의원들과 중립 성향 의원들의 표는 비윤계인 김 의원에게 향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중진회의서 (원내대표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적절하지 않다"라고 잘라 말했다. 6선 조경태 의원은 "친윤계 의원들 인식이 안이하다"며 "지금 이 사태를 수습하는 데 (권 의원이 아닌) 새로운 인물, 다른 인물도 고려해야 하지 않느냐고 중진회의에서 말했다"고 가세했다.

친윤계의 공세에 친한계는 불만을 쏟아냈다. 한 대표 측 관계자는 "당내 여러 사람들이 한 대표에게 '탄핵은 불가피하다'고 얘기하고 있다"며 "당 폐족이 돼야 할 친윤계가 쿠데타를 일으키려고 한다. 당대표를 또 날리려는 것인가"라고 토로했다. 일각에서 친한계 장동혁 의원의 최고위원직 사퇴를 제기한 것에 대해 장 의원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당내 소수파인 친한계의 입지는 위태로운 상태다. 원내대표 후보를 내지도 못했다. 당초 4선 김도읍 의원과 3선 김성원 의원 등이 물망에 올랐지만 모두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한계 한 의원은 "친윤계는 용산 대통령실과 소통이 되는 사람이 원내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윤 대통령은 지금 2선 후퇴하지 않았나"라며 "지금 상황에서는 한 대표와 결이 맞는 의원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진구 기자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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