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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 정권 몰락' 13년 시리아 내전 끝났지만… 중동 정세는 다시 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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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넘게 지속된 시리아 내전이 반군 승리로 막을 내렸지만 권력 공백이 낳은 불확실성 속에 중동 정세도 출렁이고 있다. 미국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몰락을 환영하면서도 반군 승리 주축인 이슬람 무장 세력 '하야트타흐리트알샴(HTS)'을 경계했다. 시리아 인접 국가인 이스라엘 이란 튀르키예의 포석도 빨라지고 있다.
중동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시리아의 다음 국면을 주시하고 있다. 시리아의 권력 공백이 어떻게 채워지는지에 따라 중동 정세가 요동칠 수 있어서다.
미국은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연설에서 "오랫동안 고통받아 온 시리아 국민이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할 수 있는 역사적 기회의 순간"이라면서도 "위험과 불확실성의 순간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시리아 반군 주축인 HTS는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으로, 2001년 9·11 테러를 주도했던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단체 알카에다와 연계됐던 이력도 있어 미국이 경계하고 있다.
미국은 또 다른 극단주의 세력 이슬람국가(IS)가 혼란을 틈타 득세하는 상황도 경계하고 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시리아 중부에 있는 IS 기지와 대원을 겨냥해 75개 이상 표적을 공습했다며 "이들 테러 집단이 현재 상황을 이용해 재건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자지구 휴전 협상을 낙관하는 시각도 제기됐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날 "시리아 사태로 이란이 약화되면서 가자지구 휴전 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미국 고위 당국자 발언을 보도했다. 친(親)이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지원했던 이란이 타격을 받으면서 이스라엘이 휴전 협상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의미다.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도 지원해 온 이란은 반군 승리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란 외무부는 "시리아의 미래와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파괴적인 간섭이나 외부의 강요 없이 전적으로 시리아 국민의 책임이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놨다.
아직 베일에 싸인 차기 시리아 정권 구성 향배에 따라 중동 상황은 급변할 전망이다. 가령 시리아 내 미군 기지 철수, 러시아의 시리아 정권 후원 철회가 뒤따를 수 있다.
당장 이스라엘은 이날 시리아 내 접경지를 공격, 점령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시리아 측 공격이 우려돼 신흥 집권 세력의 방향이 명확해질 때까지 일시적으로 국경지대에 병력을 두겠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스라엘과 시리아 간 접경지이자 군사 요충지인 골란고원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약 80%를 점령하며 실효 지배 중이다. 이 지역에는 이스라엘과 시리아 간 완충지대도 설정돼 있었다. 그런데 골란고원에 이스라엘 정착민을 이주시키는 등 장악력 강화를 노리던 이스라엘이 시리아 혼란기에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넓힌 셈이다.
북부 반군 조직을 지원해 온 튀르키예는 역내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를 얻어 "외부자 중 최대 수혜자"(영국 로이터통신)로 평가받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시리아의 무정부 상태를 논의하기 위해 9일 오후 비공개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 알아사드 대통령 일가의 망명을 받아준 러시아가 회의를 요청했다.
앞서 1971년 군부 쿠데타를 통해 권좌에 오른 하페즈 알아사드, 2000년 그를 계승한 아들 바샤르 알아사드 부자의 '53년 시리아 독재'가 8일 반군 승리로 종지부를 찍었다.
2011년 시작됐지만 수년간 소강 상태였던 시리아 내전은 최근 급물살을 탔다. 지난달 27일부터 대공세를 펼치기 시작한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하고 정부군 투항을 이끌어내기까지 단 11일이 걸렸다.
균형이 급격히 기운 데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전쟁의 영향이 컸다. 알아사드 정권 후원자인 러시아, 이란이 각자 전쟁에 집중하느라 시리아를 제대로 지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시리아 군대가 수년간 부패, 이탈, 국가적 경제 위기를 겪으며 얼마나 약해졌는지가 드러났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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