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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단 한 수로 갈린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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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바둑기사들에게 '마인드컨트롤'(심리적인 절제 및 조절)은 생각보다 매우 중요한 영역이다. 주요 대국일수록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강한 심리적 압박은 때때로 대국 내용에 악영향을 끼친다. 이런 경우는 크게 두 가지 대국 내용으로 나타난다. 지나치게 소극적인 운영을 택하거나, 무언가에 쫓기듯 조급한 선택을 하다가 큰 틈을 보이는 경우다. 이것의 공통점은 시야가 굉장히 좁아져 있는 상태라는 점으로 전체를 보지 못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과도한 긴장을 개선하는 방법은 바로 평소에 '메타인지'(인지활동에 대한 반성적이고 비판적인 사고)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쉬운 방법으로는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나 같은 것을 스스로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이런 훈련을 반복하다 보면 과도한 긴장이나 억눌린 상태를 완화할 수 있다.
변상일 9단이 흑1로 연결하며 중앙 백 대마를 노린다. 이지현 9단 역시 백6의 붙임 수로 맞대응. 흑7로 하변을 선점하자 흑이 약간 우세한 계가바둑의 형태가 짜인다. 이에 이지현 9단은 몇 수의 시간 연장책 이후 백16으로 붙여가는 승부수를 던진다. 흑17은 올바른 대응. 일감처럼 느껴지는 9도 흑1에 젖혔다간 백2, 4의 되젖힘이 기다리고 있다. 흑5로 중앙 백 대마를 노리는 것 역시 조금 긴 수순이지만, 백20까지 성립하지 않는다. 실전 백18, 20 역시 정수. 이때 당연해 보이는 흑21이 놓이자 승률 그래프가 크게 요동친다. 10도 흑1로 호구치는 것이 정수. 백6, 8로 중앙을 정비하는 동안 흑11에 끊어두면 충분한 형세였다. 얼핏 실전 흑23의 끊음이 성립하는 것처럼 보이나 백32가 묘수. 뒤이어 백34, 36으로 흑이 도로 잡히자 형세가 순식간에 역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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