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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 해제에도 국제사회 '상황 주시'… "북한, 이번 상황 이용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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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의 공포가 한반도를 덮친 약 6시간 동안 세계 주요국들의 시선도 한국으로 집중됐다. 미국 등 우방국들은 계엄령이 촉발한 한국 내부의 혼란이 자국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사태 추이를 예민하게 주시했고, 4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해제하자 일제히 안도하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계엄 상황이 해제된 직후 성명을 통해 "우리는 윤 대통령이 우려스러운 계엄령 선포와 관련해 방향을 바꿔서 계엄을 해제하는 한국 국회의 표결을 존중한 것에 대해 안도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주의는 한미동맹의 근간"이라며 "우리는 계속해서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측이 계엄령에 '우려스러운'이라는 표현을 쓰고 민주주의를 부러 강조한 것은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성명에서 "우리는 윤 대통령이 국회의 만장일치 해제 결의안 통과 이후 헌법에 따라 비상계엄령을 해제하겠다고 한 발표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지난 24시간 동안 한국의 상황을 면밀히 주시해왔다"며 "우리는 정치적 이견이 평화적이고 법치에 따라 해결되기를 계속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함께 아프리카 앙골라를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국의 계엄령 선포 사실과 진행 상황을 보고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영국 정부 대변인 역시 "한국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고, 독일 외무부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 "우리는 한국에서의 상황을 큰 우려를 갖고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민주주의는 승리해야 한다"고 썼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한국의 계엄령 선포 이후 상황이 걱정스러우며 우리는 이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국영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영미권 주요 언론들도 3일 밤 계엄령 선포 직후부터 관련 소식을 자사 홈페이지 등에서 가장 중요한 뉴스로 배치하고 실시간 진행 상황을 속보로 타전했다. 외신들은 6시간 만에 마무리된 계엄 상황이 불안했던 윤 대통령의 입지를 더욱 약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사태로) 한국과 미국의 동맹이 수십 년 만에 최대 시험에 직면했다"는 진단을 내놨다. 매체는 "윤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바이든 행정부를 당황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간 '민주주의 대 독재'라는 틀을 외교 정책의 핵심으로 삼아 온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동맹국인 한국의 위기를 어떻게 다룰지에 관해 어려운 선택에 놓이게 됐다"고 전했다. 한국이 독재로 분류될 수도 있다는 언급인 셈이다.
북한이 이번 사태를 한국 공세 목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의 현재 불안정한 상황을 전략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짚었다. 이날 CNN 방송에 출연한 시드니 사일러 전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관도 "북한이 이 상황을 악용할 기회로 볼 것인지를 계속 주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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