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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른 내년 1월 체육단체장 선거...이기흥·정몽규에 맞선 '대항마' 유승민·신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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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체육의 거대 단체 대한체육회와 대한축구협회 수장 선거를 앞두고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이기흥 체육회장과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가 요구된 정몽규 축구협회장에 맞서기 위해 쟁쟁한 후보들이 경합에 나섰다. 이 회장의 3선 도전과 정 회장의 4선 도전을 저지하려는 '후보 단일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승민(42) 전 대한탁구협회장은 3일 ‘체육 대통령’을 뽑는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2004 아테네 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이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출신인 유 전 회장은 이기흥(69) 현 체육회장의 강력한 ‘대항마’로 꼽힌다. 심지어 이날 직원 채용 비리, 금품 수수 등 비위 행위 의혹으로 문체부의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이 회장의 집행정지 관련 첫 심문이 열리기도 했다.
유 전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체육회장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42세의 유승민이 42대 체육회장 선거에 나간다”며 “아테네 올림픽 때 왕하오(중국)를 꺾고 금메달을 따낸 스코어도 4대2”라고 숫자 ‘42’를 강조해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현재 대한체육회의 리더십은 사라지고 체육을 대변해 목소리를 내고 앞장서야 할 리더들은 뒤에 숨어서 눈치를 보고 있다. 기대와 희망이 자취를 감췄다”고 지적한 뒤 “지금의 모든 걱정과 두려움을 다시 희망, 행복으로 바꾸기 위해 체육회장에 도전하려고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출마를 결심한 결정적인 배경은 2024 파리 올림픽 해단식이다. 올림픽 후 귀국 당시 체육회는 문체부의 격려 행사 자리를 외면하고 긴 비행시간에 따른 피로감을 이유로 바로 해산했다. 유 전 회장은 “선수와 지도자 보기가 부끄러웠다. 일방적인 소통 방식 탓에 논란이 발생했다”며 “올림픽이 끝난 지 4개월밖에 안 지났는데 누가 첫 금메달을 땄는지 벌써 잊히고 있다. 안 좋은 이슈들이 너무 많이 생산된다”고 꼬집었다.
투표 선거인단은 종목 단체 임원, 지역 단체 추천인 등으로 구성돼 임기 동안 전국을 다니며 표밭을 다진 현 회장이 유리하다는 관측에 대해선 “스포츠인답게 룰을 따를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평일에 직접 투표 방식은 훈련을 해야 하는 지도자, 선수들이 오기 힘든 구조라 과연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판단을 해야 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아울러 이기흥 회장은 대리인을 통해 이날 문체부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의 첫 심문기일에서 “피신청인(문체부)이 신청인(이 회장)에게 내년 선거에 불출마할 것을 종용했다가 신청인이 이를 거부하자, 재당선을 막기 위해 졸속으로 내린 처분”이라며 직무정지 통보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문체부는 “신청인이 윤리경영을 저해했다고 판단해 공공기관 운영법에 따른 것이지, 정치적 의도에 의한 처분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내년 1월 14일 진행되는 투표는 이기흥 회장에 맞서는 후보들의 단일화가 관심사다. 현재 유 전 회장을 비롯해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유 전 회장은 “모두가 단일화에 대해 결심이 선다면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해야 한다”며 “후보자들 사이에서 내가 가장 앞서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단일화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방송 해설가로 유명한 신문선(66)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도 이날 출마를 선언하면서 정몽규(52) 현 회장과 허정무(69)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의 3파전 구도가 됐다. 축구협회장 선거는 내년 1월 8일에 진행된다.
신 교수는 이날 유승민 전 회장의 체육회장 출마 선언 기자회견장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축구 철학과 비전 등이 맞아야 한다”면서 “정몽규 회장을 물러나게 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면 유연하게 열린 마음으로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
신 교수는 앞서 출마 선언문을 통해 “대한축구협회는 변해야 한다. 재벌 총수가 행정을 하는 시대는 정몽규 집행부가 마지막이어야 한다”며 “‘일하는 CEO(최고경영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2017년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선거에 나섰다가 낙선한 바 있는 신 교수는 “축구협회의 난맥상은 축구의 기술적 영역과 국가대표팀 지도자 선임 등에 대한 업무적 특성을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는 회장이 ‘톱다운’ 방식으로 관여하고 지배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축구협회장의 무능은 올림픽 출전 좌절, 아시안컵 우승 실패 등에 대한 경기력 측면에서만 비판받고 있지만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에 대한 상업적·산업적 가치를 추락시킨 축구 비즈니스 측면의 실책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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