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 대가 2억 수수' 왕정홍 전 방사청장 구속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 입찰 비리 의혹

왕정홍 당시 방위사업청장이 2018년 10월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기본설계 입찰 비리 의혹을 받는 왕정홍 전 방위사업청장이 구속됐다.

수원지법 안양지원은 29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받는 왕 전 청장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후 증거 인멸 우려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는 25일 왕 전 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왕 전 청장은 2020년 12월 방사청장에서 퇴직한 이후 최근까지 방산 관련 정보기술(IT) 업체에 '납품을 도와주겠다'라며 2억 원에 가까운 고문료 등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20년 KDDX 사업 기본설계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HD현대중공업이 선정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꿔 특혜를 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KDDX 사업은 7조8,000억 원을 들여 한국형 미니 이지스함을 건조하는 해군의 대규모 프로젝트다.

경찰은 지난 9월 직권남용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왕 전 청장에 대한 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반려했다. 경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만 영장을 다시 신청했다. 경찰은 1년 넘게 왕 전 청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방사청 사무실과 왕 전 청장 자택 등을 연이어 압수수색한 데 이어 지난 7월 왕 전 청장을 소환조사했다.

서현정 기자 hyunju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