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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급전 창구' 카드사·저축은행 연체율 고공행진

입력
2024.11.24 13:41
수정
2024.11.2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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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말 카드사 1개월 이상 연체율 상승
저축은행은 8% 중반대까지 치솟아
은행 대출규제 '풍선효과'로 수요도 증가


서울 시내 거리에 카드 대출 관련 광고물이 부착돼 있다. 뉴시스

서울 시내 거리에 카드 대출 관련 광고물이 부착돼 있다. 뉴시스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서민이나 영세자영업자의 '급전 창구'로 불리는 카드사와 저축은행 대출 연체율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카드의 3분기 말 연체율은 1.78%로 작년 동기(1.22%)보다 0.56%포인트 뛰었다. 카드사 연체율은 카드 대금, 할부금, 리볼빙, 카드론, 신용대출 등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을 뜻한다.

하나카드 연체율은 같은 기간 1.66%에서 1.82%로 0.16%포인트 올랐다. KB국민카드는 3분기 말 1.29%로 지난해(1.22%)보다 0.07%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카드의 3분기 말 연체율도 1.33%로 전년 3분기(1.35%)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연체 2개월 전이율은 0.40%에서 0.41%로 올랐다. 연체 2개월 전이율은 정상채권이 1개월 채무 불이행 후 2개월(60일) 연체로 전환되는 비율로, 장기연체자로 전환되는 것을 보여주는 선행 지표다.

저축은행업권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연체율이 치솟았다. 저축은행 연체율은 2022년 말 3.4%에서 작년 말 6.55%로 급등했고, 올해 6월 말 기준 8.36%까지 올라갔다. 9월 말 현재 8% 중반 수준까지 도달했다.

카드사와 저축은행의 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지만 급전 대출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로 시중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풍선효과가 발생한 영향이다.

지난달 카드론, 현금서비스, 신용대출 등 카드·캐피털사의 가계대출은 9,000억 원 폭증했다. 7월 8,000억 원, 8월 7,000억 원에 이어 증가폭을 확대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카드·캐피털사의 누적 가계대출은 2조9,000억 원에 달한다. 저축은행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은 지난달 4,000억 원 늘어나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저축은행의 누적 가계대출은 9,000억 원 증가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경기가 안 좋아지는 국면에서 카드사와 저축은행의 연체율 상승세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상승 속도를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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