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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수수료율 또 내리나... 업계 "혜택 축소·소비 위축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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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결정하는 카드사 적격비용 재산정 시기가 다가오면서 업계가 현행 체계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제도 도입 이후 줄곧 수수료율이 인하되면서 소비자 혜택 감소, 소비 위축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신용카드학회는 21일 개최한 '카드사의 적격비용 제도와 문제점, 그리고 향후 과제' 콘퍼런스에서 "적격비용 제도는 카드사가 본업인 신용판매를 소극적으로 하게 만드는 원인"이라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적격비용 제도는 3년마다 새로 계산하는 가맹점 수수료 원가(적격비용)를 기반으로 우대 가맹점 수수료율을 재조정하는 제도다. 2012년에 도입된 이후 적격비용에 기반한 수수료율은 총 네 차례에 걸쳐 낮아졌다. 실제 연매출 3억 원 이하 가맹점의 경우 2.3%에서 0.5%로, 3억 원 이상 30억 원 미만 가맹점 수수료는 3.6%에서 1.1~1.5%까지 떨어졌다. 현재 연구용역을 통해 적격비용을 산출하고 있는 금융위원회는 앞서 8월 "카드사의 적격비용을 낮춰 이해관계자 비용 부담을 절감하겠다"고 밝혀 다섯 번째 수수료율 인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카드업계는 수수료율이 한계까지 인하된 데다 적격비용 산출 방법에도 맹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적격비용은 금리나 관리비용, 밴(VAN)사 수수료 등을 감안해 산출하는데, 시기에 따라 달라지는 조건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적격비용 제도가 생기기 이전부터 가맹점수수료를 내리기 시작해 지금까지 14차례나 인하했다"며 "정상적인 시장이라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가맹점 수수료율이 지속적으로 인하되다 보니 카드사들은 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신용판매 대신 카드론 등 대출 영업에 적극적인 실정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올해 1분기 카드사 모집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23% 급감했고, 상반기 단종된 신용카드만 282개에 달했다"며 "이자율이 15%에 달하는 카드론 잔액은 42조 원을 돌파할 정도로 '역대급' 기록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카드사들이 줄어드는 가맹점 수수료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소비자에게 혜택을 많이 주는 이른바 '혜자 카드'부터 단종시키고 위험자산(카드론 등)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이 받았던 혜택은 축소되고, 높은 대출 금리 부담에 소비까지 위축되는 악순환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당장 제도를 없앨 수 없다면 개선이라도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윤선중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의 적격비용 제도처럼 시장 가격을 법으로 규제하는 해외 사례는 찾기 힘들다"면서도 "분기나 반기 단위의 금리에 연동시켜 적격비용을 산출하는 등 업계 특성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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