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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관리한 숲 하나, 열 기업 안 부럽다...산림, 지역소멸 극복 플랫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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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말 기준 인구 3만1,587명의 두메산골인 강원특별자치도 인제군은 소멸지역일까, 아닐까. 답은 ‘아니다’이다. 1960년대 6만 명 수준의 인제군의 주민등록 인구는 2000년 3만807명으로 바닥을 찍었지만 이후 20년 이상 큰 등락 없이 3만1,000~3만3,000명 선을 유지하고 있다. 도내 11개 군 단위 지자체 중 유일하게 행정안전부의 행ㆍ재정적 지원을 받는 인구감소지역(전체 89곳)에서 제외됐고, 앞으로도 인구감소지역에 들어갈 가능성은 낮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2022년 0.77명에서 지난해 0.73명으로 떨어지는 동안 이곳은 1.31명에서 1.36명으로 오히려 올랐다. 인제군 관계자는 “백두대간, 자작나무숲, 곰배령 등 지역의 산림자원과 공동체를 연계해 도시의 매력도를 끌어올린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21일 산림청 인제국유림관리소에 따르면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 이용자 수는 10월 말 기준 18만6,377명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20만8,838명)보다 다소 줄었지만, 낙엽이 진 지금부터 겨울까지가 최성수기임을 감안하면 올해도 지난해 수준의 방문객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산림청은 낙관하고 있다. 작은 숲 하나가 지역 인구의 10배 가까운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셈이다. 인제군의 산림면적은 14만7,000ha로 전체 면적16만4,000ha의 89%에 달한다.
인구감소, 고령화 등의 여파로 소멸 위기에 놓인 지자체들이 산림자원을 발판 삼아 활력을 되찾고 있다. 연평균 30만 명의 관광객 유치를 통해 경제효과 441억 원, 330여 명의 고용 효과를 얻고 있는 인제군 이외에도 인구 4만2,000명인 전남 장성군은 축령산 편백숲(자연휴양림, 치유의숲, 숲체험원) 한곳에서만 지난해 30만6,890명의 관광객을 유치했다. 지상호 장성숲체험원 산림치유팀장은 “명상 등 산림치유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인원만 지역 인구 절반인 2만 명에 달한다”며 “편백숲 방문객들의 숙박, 식사, 쇼핑 등이 장성뿐만 아니라 인접한 전북 고창에도 영향을 줄 정도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강원 평창 대관령 특수조림지에는 작년 한 해 18만5,232명이 방문, 353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 266명의 고용효과를 냈다. 경북 울진 소광리의 작은 금강소나무길은 지난해 2만7,810명을 불러모아 생산유발 61억 원, 55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이달 초 강원 춘천시에서 개최된 지방시대위원회와 중앙정부, 지자체 등이 대거 참석하는 제3회 지방시대 엑스포에 산림청이 처음으로 참여한 것도 산림 가꾸기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의 효과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김소민 한국농산어촌네트워크 대표는 “인구감소지역 89곳 중 75곳(84%)이 산촌임에도 불구하고 연 1조 원 규모의 지역소멸기금이 배분된 사업 중 ‘산촌’이 명시된 사업은 2개, 200억 원에 불과하다”며 “50년 넘게 펼친 산림녹화사업의 결실을 국민들이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강원ㆍ전북특별자치도 출범에 따라 산림이용진흥지구 등 ‘산림형 규제특구’를 신설하고, 산지의 효율적 이용을 위한 기준을 정비하는 등 지역소멸 대응을 위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산림과 정원을 활용한 지역경제 발전, 소멸 위기 극복 사례들이 나올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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