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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유죄'에 긴장 풀린 與... 쇄신은 뒷전, 잇단 분란에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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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유죄 판결 이후 국민의힘에 잡음이 잇따르고 있다. 당원게시판 논란을 둘러싼 난데없는 '내전'이 한창이고, 쇄신은 말에 그칠 뿐 액션이 없다. 민심을 얻을 호기를 흘려보냈다간 여당이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분란의 진원지는 당원게시판이다. 친윤석열(친윤)계가 목소리를 키웠다. 권성동·김기현 의원은 한동훈 대표 가족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글이 수백 건 올라온 데 대해 "당무감사를 하자"고 요구했다. 반면 친한동훈(친한)계인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20일 채널A 라디오에 나와 "모처럼 윤-한 해빙이 됐는데 그게 마땅치 않은 사람들인 것 같다"며 "한마디로 윤-한 갈등에 기생하려는 사람들"이라고 반박했다.
대통령실의 안이한 상황 인식이 여론의 반감을 부채질했다. 홍철호 정무수석은 전날 국회 운영위에서 윤 대통령의 7일 기자회견 당시 '무엇에 대해 사과하는지 설명해 달라'던 질문이 거론되자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의혹 등으로 윤 대통령이 고개까지 숙였던 자리에서 나왔던 질문인데도 "마치 어린아이에게 부모가 하듯 '뭘 잘못했는데' 하는 태도는 시정해야 한다"며 사과의 진정성을 스스로 걷어찼다.
쇄신의 핵심은 인물 교체다. 이에 21일 윤 대통령 귀국에 맞춰 개각 하마평이 무성하지만 기대보다는 '회전문 인사'에 대한 우려가 앞선다. 총리 후보로 6선 주호영 국회부의장, 5선 권영세 의원 등이 거론되고 행정안전부 장관에는 윤재옥·이철규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하마평만 보면 여의도를 벗어난 '파격 인사'는 물 건너간 모양새다. 여당 관계자는 "대통령과 오래 일했던 사람, 손발 잘 맞는 사람 위주로 가면 사과하기 전으로 말짱 도루묵이 될 수 있다"며 "각 분야에 전문성이 있고 변화의 목소리를 내는 인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건희 여사 라인' 교체도 미적지근하다.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SBS라디오에서 "김 여사 라인이 어떻게 국정을 좌지우지했는지 다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분들에 대한 정리가 제일 우선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상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음주운전으로 2개월 정직 징계를 받았던 강기훈 국정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거론하며 "즉각적이고 단호한 대응이야말로 가장 가시적인 쇄신의 시작"이라고 올렸다.
한 대표가 김 여사 문제 해법으로 내건 '특별감찰관' 임명도 눈치만 보고 있다. 공연히 당정 '엇박자'가 생길라 조심하며 25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 때까지는 지켜보자는 기류다. 계파색이 옅은 한 초선 의원은 "이 대표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해서 김 여사 사법리스크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라며 "자체적으로 쇄신할 방법을 고민하지만 공개적으로 얘기하면 또 다른 당정 갈등을 야기할 수 있어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키를 쥔 한 대표는 민생 행보에 주력하며 '로우키' 모드로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할 내달 이후 대통령실의 인적 개편 수준을 보고 재차 압박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국민이 체감하지 못하는 변화와 쇄신은 의미가 없다"라며 "민생과 안보를 최우선에 두고 필요하면 여당 대표가 대통령과 다시 만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여권이 안정되어 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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