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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도 재미있네… 스크린에서 더 날아오른 뮤지컬 ‘위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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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공연이 영화화가 된다면. 이야기는 딱히 변치 않으나 전달 방법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성공한 뮤지컬 공연이 환대받는 영화로 매번 거듭날 수 없는 이유다. 2003년 10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첫선을 보인 후 세계에서 6,000만 명이 관람한 뮤지컬 ‘위키드’는 어떨까. 공연이 품은 상상의 세계가 스크린에서 온전히 펼쳐질까. 영화 ‘위키드’는 공연을 본 이라도 더 즐길 수 있을 만큼 영화의 장점을 한껏 활용하며 원작의 재미를 최대한 끌어낸다.
내용과 전개는 원작 뮤지컬과 다르지 않다. 태어난 순간부터 주위의 미움을 받는 엘파바(신시아 에리보)가 스크린 무게중심을 잡는다. 엘파바는 아버지의 외면을 받고, 또래로부터 따돌림을 받는다. 어머니의 이른 죽음에 책임이 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피부색(녹색) 때문이다. 마법의 나라 ‘오즈’에서 갈채받을 재능이 있다는 점이 엘파바에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엘파바는 마법 수련을 위해 쉬즈대학에 진학한다. 그곳에서 자기애가 넘쳐나는 갈린다(아리아나 그란데)를 만나 교유한다. 갈린다는 엘파바에게 질투를 느끼는 동시에 우정을 나눈다. 엘파바는 교정에서 자신의 힘을 조금씩 자각해가고, 갈린다는 자기 본성을 찾아가며 글린다라는 이름의 정체성을 얻는다.
군무와 노래가 화려한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영국 노포크 평원에 튤립 900만 송이를 심는 등 1억4,500만 달러(추정 제작비)를 쏟아부어 빚어낸 화면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무대라는 한계가 표현해내기 쉽지 않았던, 오즈의 중심지 에메랄드 시티의 풍광이 스크린을 채우고, 여러 마법이 시선을 잡는다.
사회적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엘파바가 피부색 때문에 겪는 차별을 극복하며 체제의 음모에 맞서는 과정이 관객에게 쾌감을 전한다. 집단의 단결을 위해 악을 억지로 만들어내는 파시즘의 광기를 고발하기도 한다.
신시아 에리보와 아리아나 그란데는 촬영 현장에서 직접 노래를 부르며 배역의 감정을 보다 생생하게 만들어내려 했다고 한다. 에리보는 2016년 뮤지컬 ‘더 컬러 퍼플’로 토니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그란데는 수식이 필요 없는 팝스타다. 두 사람은 ‘위키드’로 내년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 후보감으로 거론되고 있다.
영화는 파트1으로 원작 뮤지컬이 인터미션에 들어가는 지점에서 끝을 맺는다. 파트2는 내년 개봉할 예정이다.
국내 뮤지컬 배우들이 참여한 더빙판도 함께 선보인다. 국내 ‘위키드’ 공연에서 엘파바와 글린다를 각각 연기한 박혜나와 정선아 등이 참여했다. ‘나우 유 씨미2’(2016)와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2018) 등의 존 추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20일 개봉,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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