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시간 뉴욕 한복판서 '연쇄 칼부림'… 2명 사망·1명 중태

51세 용의자 체포... 일면식도 없는 사이
외교공관 밀집 유엔 본부 인근서도 범행

한 뉴욕 경찰이 18일 오전 맨해튼 19번가에서 발생한 '묻지마 칼부림' 사건 현장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맨해튼=로이터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벌어져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용의자는 50대 노숙자로 심각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 NBC방송 등 미 현지 언론에 따르면 뉴욕 경찰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살인 등 혐의로 51세 남성 용의자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이날 오전 8시 22분쯤 뉴욕 맨해튼 19번가 공사 현장에 있던 건설 노동자 남성(36)을 흉기로 찌른 뒤 달아났다. 피해 남성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용의자는 첫 범행 후 약 2시간 뒤인 오전 10시 27분 맨해튼 30번가의 이스트강변에서 낚시를 하고 있던 남성(68)을 또 여러 차례 찔렀다. 이 남성 역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이후 용의자는 오전 10시 55분 맨해튼 42번가 유엔 본부 근처 인도에서 한 여성(36)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이 여성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이 위중한 상태라고 한다. 세 번째 범행 장면을 목격한 택시 기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곧 용의자를 체포했다.

용의자는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는 노숙자로, 절도 등으로 8차례 체포된 이력이 있다고 뉴욕 경찰은 설명했다. 주유엔 한국대표부 등 각국 외교공관이 밀집한 유엔본부 인근을 포함해 맨해튼 일대에서 출근 시간 '묻지마' 연쇄 흉기 범행이 벌어지면서 뉴욕 시민들도 충격에 휩싸였다.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이번 사건을 "묻지마 공격(Unprovoked attacks)"이라고 규정했다. 조지프 케니 뉴욕 경찰 형사국장도 "용의자는 피해자들에게 말을 걸지도, 재산을 뺏지도 않았다"며 "그저 잔인하게 공격했다"고 말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