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정 "필리핀서 손 묶여 마약 강제 흡입당해" 주장

SNS에 변호사 명의 입장문 올려
"사업차 소개받은 사람이 강제 투약"
"수회 투약 등은 사실과 달라"

김나정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해외에서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최근 경찰에 입건된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나정은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필리핀에서 만난 사람이 자신에게 강제로 마약을 투약한 것이라고 18일 주장했다.

김나정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하다"며 "이 글은 저의 변호인이 정리한 입장문이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도록 하겠다"라고 남기며 김연기 법무법인 충정 변호사가 작성한 '김나정 입장문' 전문을 공개했다.

입장문에서 김 변호사는 "김나정은 필리핀에서 95년생 젊은 사업가라고 하는 A씨를 소개받았고 젊은 사업가가 김나정의 사업을 적극 도와주겠다고 해 본인의 시간을 할애해 필리핀에 방문했을 뿐, 항간에 도는 소위 '스폰'의 존재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스폰'은 '스폰서'의 준말로, 금전적 지원을 대가로 유명인 등과 사적 관계를 형성하는 사람을 말한다.

또 김 변호사는 입장문에서 "(김나정은) A씨에 의해 강제로 연기(마약)를 흡입할 수밖에 없었고, 김나정의 손이 묶이고 안대로 눈을 가리고 있는 영상이 있다"며 "A씨는 다수의 범죄를 범하여 수배 중인 자로서 이 때문에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나정이 A씨의 존재를 알릴 경우 의뢰인과 그 주변인들까지 모두 죽이겠다고 협박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김나정 측이 18일 작성한 입장문 내용 일부. 김나정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아울러 김 변호사는 "김나정의 마약 투약은 이번 한 번만 있었고 강제로 행해졌다. 세간의 의혹처럼 수회에 걸쳐 투약한 적이 없다. 필리핀과 같이 마약을 중하게 처벌하는 곳에 가서 굳이 마약을 할 이유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경기북부경찰청은 김나정에 대해 1회 또는 2회 정도 소환 조사를 할 예정이라면서 연합뉴스에 "현재까지 필리핀 현지 수사는 예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필리핀에서 김나정이 자신의 SNS에 올린 게시글. 김나정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앞서 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김나정은 12일 자신의 SNS에 "필리핀에서 마약을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는 글을 올렸다. 같은 날 마닐라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해 조사를 받았고, 마약류 간이시약 검사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와 불구속 입건됐다.

윤현종 기자 bell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