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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는 데 드는 비용이 215조원"… 독일 관료주의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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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최대 1,460억 유로(약 215조 원).'
독일 싱크탱크 Ifo연구소가 추산한 독일 관료주의에 따른 비용이다. 비효율·보신주의 등을 특징으로 하는 관료주의가 독일 경제 성장을 저해한다고 지적된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독일 경제 침체가 최근 더욱 심화하고 있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체제에서 유럽과 무역 분쟁을 벌일 경우 독일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관료주의 개혁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Ifo연구소는 14일(현지시간) 발행한 보고서를 통해 독일 관료주의로 인해 발생하는 직간접 비용이 연간 최대 1,460억 유로로 추산된다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데 드는 비용이 엄청나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비용은 독일 연방정부에 자문을 제공하는 독립기관인 규제통제위원회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추정한 비용인 650억 유로(약 96조 원)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이다.
Ifo연구소에 연구를 의뢰한 뮌헨·바이에른 상공회의소의 만프레트 괴슬 소장은 "지난 2년 동안 모든 상공회의소 조사에서 관료주의가 기업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며 "(관료주의를 야기하는) 문서화, 보고 의무, 데이터 보호, 긴 행정 절차 등을 면밀히 조사하고 중단할 것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루츠 괴벨 규제통제위원회 의장도 지난달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며 "독일은 수많은 규칙과 절차로 스스로를 가두는 복잡한 나라"라고 평가한 바 있다.
관료주의를 만드는 대표적인 이유로는 특히 독일 행정의 디지털화 정도가 낮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유럽연합(EU)의 '디지털 경제 및 사회 지수'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독일의 행정 디지털화 정도는 27개 회원국 중 13위에 불과하다. 리버 팔크 Ifo 산업 경제 및 신기술 센터장은 "만약 독일이 행정 디지털 측면에서 (해당 분야 선진국으로 꼽히는) 덴마크를 따라잡는다면 연 960억 유로(약 142조 원)의 경제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관료주의에 대한 우려는 독일 경제가 위축되고 있다는 경고음이 연일 나오면서 증폭하고 있다. 독일 연방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2%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유럽에 '관세 폭탄'을 던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독일의 걱정은 더 커졌다. 자동차 산업을 중추로 하는 독일이 유럽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서 독일경제연구소는 미국과 EU가 서로 20%의 보편관세를 도입할 경우 2028년 독일의 국내총생산(GDP)이 1.5%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독일 슈피겔은 "(차기 미국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발탁된) 일론 머스크가 규제 완화를 위해 과격한 접근 방식을 취하는 데 비해 독일은 여전히 조심스럽다"며 관료주의 개혁에 있어서 독일의 소극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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