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 도·소매 취업 14만 명 감소... 취업자 증가폭 4개월 만 10만 밑으로

고용률 63.3%…통계 작성 이후 최고
'쉬었음' 244만 명…10월 중 역대 최대

6일 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내수 부진 탓에 도소매업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고용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취업자 수 증가폭도 둔화돼 4개월 만에 10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884만7,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8만3,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10만 명을 밑돈 것은 6월(9만6,000명) 이후 4개월 만이다. 7월(17만2,000명), 8월(12만3,000명), 9월(14만4,000명)에는 10만 명대를 유지했다.

그래픽 = 신동준 기자

내수 부진의 영향은 도소매업과 건설업 고용시장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도소매업 취업자는 8개월 연속 감소해 14만8,000명 줄었는데, 2021년 7월(-18만6,000명) 이후 3년 3개월 만에 최대 폭 감소다. 건설업도 6개월 연속 감소해 9만3,000명 줄었다.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취업자도 지난해보다 3만3,000명 줄어 4개월째 줄고 있다. 반면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9만7,000명), 교육서비스업(8만4,000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7만7,000명) 등에서는 취업자가 늘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도소매업 취업자 감소의 절반가량이 자영업자"라며 "과당 경쟁이나 무인화 추세 강화 등 구조적 요인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소매 취업자 감소 상황이 도매까지 확장된 경향이 있다"며 "임금근로자 외 자영업자도 지난해보다 감소했다"고 말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10월 고용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에서 취업자가 25만7,000명 증가했고, 30대와 50대도 각각 6만7,000명, 1만2,000명 늘었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8만2,000명 줄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고령자가 늘고 청년층이 줄고 있는 인구구조의 한계도 반영돼 있다"고 부연했다.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은 63.3%로 작년과 같다. 1982년 7월 월간 통계 작성 이래 10월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9.8%로 작년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달 실업자는 67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높아진 2.3%를 기록했다. 일자리 '미스 매칭'으로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은 지난달 244만5,000명을 기록해 역대 10월 중 가장 많았다.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은 이날 열린 관계 부처 합동 일자리전담반(TF)에서 "지난달 고용률 등 주요 고용 지표는 양호한 모습이지만, 지난해 10월 고용이 큰 폭으로 증가했던 기저효과에 따라 취업자 증가폭이 축소됐다"며 "실질임금 증가 전환 등 민간 소비 여건 개선과 기저효과 등을 감안할 때 11, 12월에는 고용 증가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종= 이성원 기자 support@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