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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삼청교육대 피해 '미신청'자에게도 국가가 배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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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가혹행위와 강제 노역 등을 한 피해자에게 국가가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진실규명 미신청 등 소송의 소멸 시효가 쟁점이 됐지만 법원은 피해자의 손을 들어줬다.
6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재판부(부장 이문세)는 지난달 15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에 진실규명을 신청하지 않은 삼청교육대 피해자 A씨가 국가와 법무부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대한민국은 A씨에게 2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1980년 10월 '사회악 일소를 위한 불량배 소탕 및 순화교육'을 명분으로 이뤄진 계엄 포고에 따라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3년간 보호감호 처분을 받고 강제 노역과 가혹행위 등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A씨를 대리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공단은 계엄포고가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발령됐고, 국민 기본권과 신체 자유를 박탈당하고 정신적 피해를 입은 A씨에게 3억 원을 배상하라고 청구했다.
그러나 국가는 1983년 A씨의 삼청교육대 출소일과 2004년 삼청교육피해자법 시행, 2018년 대법원의 삼청교육대 계엄 포고령이 위헌·무효라고 결정한 날로부터 3년이 모두 경과해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주장했다. A씨가 진실화해위에 진실규명 신청을 하지 않은 점도 들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손해 등을 안 날로부터 3년 이내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가 소멸된다는 규정이 있지만 피고의 불법행위 요건 등을 구체적으로 인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소송을 대리한 공단 소속 윤성묵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진실규명 미신청자 권리구제의 장애물 중의 하나인 소멸시효에 대해 법원이 피해자들에게 우호적인 입장에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런 판결들이 쌓이면 향후 다른 피해자들의 권리 구제도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단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삼청교육대 등 진실규명 미신청자에 대한 법률 구제 범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공단 관계자는 "진실규명 신청을 하지 못한 피해자 중 중위소득 125% 이하인 국민은 국가기록원에 삼청교육대 입소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한 뒤 가까운 공단을 방문하면 소송 진행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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