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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우원식 의장, 여야에 "헌법재판관 공백, 빨리 해소해라" 요청

입력
2024.11.06 16:10
수정
2024.11.06 18:4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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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관 3명 공백 20일 넘게 길어지자
우 의장, 여야 원내대표에게 2주 연속 요청
與, 여야 한 명씩 하고, 나머지는 합의
野, 무조건 2명 추천 굽히지 않아 평행선

9월 19일 국회에서 우원식(가운데)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양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추경호(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기념 촬영을 한 뒤 각자 자리로 향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9월 19일 국회에서 우원식(가운데)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양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추경호(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기념 촬영을 한 뒤 각자 자리로 향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여야 원내대표에게 헌법재판관 공백 사태 해소를 요구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지난달 17일 퇴임한 국회 추천 3인의 헌법재판관 후임을 조속히 임명해, 재판 지연으로 인한 국민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국회와 여야 관계자들에 따르면, 우 의장은 지난달 28일과 4일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조속한 헌법재판관 인사를 요구했다. 우 의장은 특히 "여야 원내대표가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사안"이라며 '여야 합의'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여야 원내대표는 '빨리 협의하겠다'며 원론적인 답변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는 지난달 김기영·이종석·이영진 전 재판관 퇴임 이후 국회가 후임자를 뽑지 않아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지 않다. 나머지 재판관 6명이 사건 심리를 진행하고 있지만 선고까지는 어려운 상황이다. 6인으로는 전원일치가 아니면 결론을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우 의장은 지난달 28일 김복형 신임 헌법재판관 접견 당시 "헌법재판관 공백 사태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우 의장의 잇따른 요구는 여야가 좀처럼 헌법재판관 추천에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재판관 3명 중 2명을 임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민주당은 호남에서 오래 활동한 김성주(57·사법연수원 26기) 광주고법 판사와 정계선(55·27기) 서울 서부지법원장을 헌법재판관 후보 추천을 그대로 밀어붙이고 있다. 1994년 의석수가 2배 가까이 많았던 정당이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했던 전례가 이번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여전히 여야 1명씩 헌법재판관을 추천하고, 나머지 1명을 협상으로 정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민주당이 물러나지 않아 접점이 없다"며 "아직 협상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여당 몫 재판관 1명으로는 이종석(63·15기) 전 재판관 연임을 고려하고 있으나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친분이 깊은 이 전 재판관 연임 카드가 민주당과 협상 여지를 더 좁힐 수 있다는 판단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이달 말까지 헌법재판관 인사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 하지만 윤 대통령 대국민 기자간담회와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법,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잇따른 1심 재판 등 주요 정치적 이슈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라 헌법재판관 인사 문제 해결을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준규 기자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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