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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이 밀었다" VS "과장이 밀었다" 강원교육감 부상 놓고 교육청과 전교조 '진실 공방'

입력
2024.11.0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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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육청 "조합원이 밀어 교육감과 과장 넘어져"
"예방조치 강구하고 모든 법적 대응 등 검토"
전교조 "교육청 간부가 밀어 조합원 3명도 다쳐"
"촬영 영상 경찰에 제출... 책임 묻는 것 검토"

지난달 31일 학교 현장을 방문했다가 전교조 강원지부 조합원들과 대치 중 쓰러진 신경호 강원특별자치도교육감. 강원교육청 제공

지난달 31일 학교 현장을 방문했다가 전교조 강원지부 조합원들과 대치 중 쓰러진 신경호 강원특별자치도교육감. 강원교육청 제공

신경호 강원특별자치도교육감이 학교를 방문했다가 전교조 조합원들의 항의를 받는 과정에서 부상을 당하면서 교육청과 전교조가 서로의 탓을 하며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1일 강원교육청 등에 따르면 신 교육감은 전날 오후 7시쯤 양양고등학교를 방문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둔 학생들을 격려했다. 학교를 빠져나오는 길에 전교조 강원지부 조합원들의 항의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수행원, 조합원 등과 뒤엉켜 넘어졌다. 신 교육감은 5분 가량 정신을 잃었으며, 머리와 꼬리뼈를 다쳐 속초의료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은 뒤 서울의 한 병원으로 이송돼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도교육청은 신 교육감의 부상에 대해 이날 입장문을 내 "좁은 복도에서 무리한 항의를 하는 과정에서 조합원의 물리적 행위로 인해 일어난 사고"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도교육청은 "폭이 2m도 되지 않는 좁은 복도에서 문을 막아서며 교육감의 이동을 방해했다"며 "교장실에서 밖으로 이동할 때 A과장이 조합원과 교육감 사이를 막아 안전한 이동을 막는 과정에서 뒤쪽에 있던 조합원 중 한 명이 A과장의 등을 손으로 밀면서 교육감과 A과장이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도 교육청은 이어 "이번 사태에 대해 법적 대응을 포함한 엄중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반면 전교조는 교육청이 신 교육감 부상의 책임을 전교조에 떠넘기려 한다며 반발했다. 전교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당시 속초고양양양지회가 촬영한 영상을 보면 신 교육감이 조합원들과 대치하던 중 A과장이 신 교육감을 밀어서 넘어뜨리면서 조합원들이 신 교육감과 얽혀 같이 넘어졌다"며 "해당 영상은 이미 경찰에 제출했다"고 반박했다. 조영국 전교조 강원지부 정책실장은 "이번 일로 조합원 3명도 허리와 허벅지 통증, 뇌진탕 등을 호소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며 "현재 이 사안과 관련해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맞불을 놨다.

이번 사태를 야기한 도교육청과 전교조 간 갈등은 전교조 출신인 전임 민병희 교육감 시절이던 2021년 도교육청이 전교조 강원지부와 체결한 단체협약에 대해 지난달 28일 도교육청이 '실효' 통보를 하면서 촉발됐다. 도교육청은 해당 협약이 신 교육감 취임 이후 각종 교육정책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할뿐만 아니라 교육당국과 학교 현장의 권한을 제한한다며 실효선언을 했다. 이에 전교조는 민주적 학교 운영의 근간을 이뤄온 협약의 일방적 폐기에 대해 모든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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