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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 내놔" 홧김에 집주인 차에 불 질렀나…중국인 검거

입력
2024.10.30 12:00
수정
2024.10.3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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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방화 뒤 자기 집에도 불 질러
목격자, 차량 화재 소화기로 진화
거주지 인근 주민 수십 명 대피

중국 국적의 A씨가 28일 오후 9시 30분쯤 자신이 이전에 살던 집 임대인 소유의 차량 앞에서 휘발유 통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들고 있다. JTBC '사건반장' 캡처

중국 국적의 A씨가 28일 오후 9시 30분쯤 자신이 이전에 살던 집 임대인 소유의 차량 앞에서 휘발유 통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들고 있다. JTBC '사건반장' 캡처

자신이 예전에 살았던 집 소유주의 차량과 현재 거주 중이던 주택에 차례로 불을 내고 도주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 남성은 전 임대인과 보증금 문제로 갈등을 빚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안양만안경찰서는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중국 국적 A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A씨는 28일 오후 9시 30분쯤 자신이 전에 살던 집 임대인 소유의 차량에 불을 지른 뒤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경기 안양시 만안구 4층짜리 다세대주택 3층에도 불을 내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임대인 차량이 있던 장소와 A씨 자택은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라고 보도됐다.

공개된 폐쇄회로(CC)TV 화면을 보면 한 남성이 차량 옆에 잠시 서 있다가 차량 반대편으로 향하더니 이내 차량 근처에서 불이 붙었다. 얼마 뒤 이 남성은 휘발유 통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갖고 나와 재차 불을 키웠다.

이때 누군가 화재 현장을 보더니 소화기를 들고나와 불을 끄기 시작했다. 화재 차량이 위치한 장소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B씨였다.

B씨는 전날 JTBC 사건반장에 출연해 A씨의 사정에 대해 전했다. 그는 "(A씨가) 전 임대인하고 돈으로 다툼이 있었는데, 술에 취한 상태에서 전 임대인 차량에 불을 질렀다(고 한다)"며 "내일 당장 이사하겠다고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더라"라고 설명했다.

A씨가 28일 오후 9시 41분쯤 자신이 살던 경기 안양시 만안구 4층짜리 다세대주택 3층에 불을 내 20여 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A씨 집 내부가 완전히 탔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A씨가 28일 오후 9시 41분쯤 자신이 살던 경기 안양시 만안구 4층짜리 다세대주택 3층에 불을 내 20여 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A씨 집 내부가 완전히 탔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A씨가 차량에 불을 지른 뒤 자신이 거주하는 다세대주택에까지 방화하면서 주민 수십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은 인명피해를 우려해 대응 1단계를 발령했고, 화재 발생 20여 분 만인 오후 10시 13분 불을 완전히 껐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A씨 주거지가 모두 탄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현장에서 도주했다. 경찰은 그러나 그의 동선을 추적해 같은 날 오후 11시 30분쯤 안양시 노상에서 그를 긴급 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A씨가 전 임대인과 보증금 문제로 다툼이 있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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