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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환율 1400원 도달하자 비판... 외환위기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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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환율 방향 자체를 바꾸지는 않았지만 환율 상승 속도를 늦추는 것이 반드시 필요했다"고 2022년 글로벌 금리인상기를 회고했다. 현재 가파른 환율 상승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필요시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총재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외교협회(CFR) 초청 대담에서 "당시 시장참가자들은 원·달러 환율이 어느 정도 한계에 도달하면 일종의 악순환을 일으키는 파생상품의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마진콜을 막기 위해) 금융기관은 국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했고, 국내 금리가 예상보다 빨리 상승하게 됐다"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올랐던 2022년 당시 상황을 일컫는 얘기다. 미국이 사상 처음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일명 '자이언트스텝'을 4회 연속 밟자 달러 가치가 급격히 상승했던 때다. 그해 8월 1,300원 초반이던 환율은 10월 말 장중 1,444원을 기록했다. 두 달 보름 만에 환율이 100원 이상 튀어올랐던 것이다.
이 총재는 또 "사람들이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7년에 대한 나쁜 기억을 갖고 있어서 환율이 1,400원에 다다르자 많은 비판을 받았다. 온갖 논쟁에서 많은 사람이 미국에 통화 스와프를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한국은 채권자가 됐기 때문에 환율이 하락해도 대차대조표(재무상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환율 수준이 아닌 속도 조절에 초점을 맞춘 배경을 설명했다.
환율이 한 달간 70원 이상 상승하는 등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는 현시점에서, 이 총재 발언은 필요시 개입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환율은 1,382.2원으로 지난달 30일 대비 74.4원 올랐다. 최진호 우리은행 연구원은 "환율이 특정 구간에 도달해 파생상품 청산이 한꺼번에 많이 일어나게 되면 시장 변동성이 더욱 악화한다"며 "최근 환율이 굉장히 빠르게 올라왔으니 그런 측면에서 한은도 속도를 주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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