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윤-한 면담, 독대 호소하다 끝날 듯"… '빈손 회동' 예상

"윤 대통령, 3대 요구 다 거부할 것"
"김 여사 전횡, 법무장관 임명도 검증해야"
"명태균, 언론 관심 즐기는 듯"

필리핀·싱가포르 국빈방문 및 한·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환영 나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성남=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21일 오후 면담을 앞두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한 대표가) 독대를 호소하다 끝날 것 같다"며 '빈손 회담'을 예상했다.

이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대표가) 정진석 실장 배석을 물려달라고 하지 않을까 싶다"며 "내용상 더 할 말이 있겠냐"라고 말했다.

"신뢰 있으면 독대 가능… 윤-한, 신뢰 깨져"

그는 두 사람 간 신뢰 관계가 훼손돼 독대가 무산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 의원은 "1대1로 배석자 없이 만났을 때 대통령이 아무 말 다 한다면 밖에 나가서 (한 대표가) 흘려버릴 수 있기 때문에 신뢰 관계가 깨진 것"이라며 "제가 대통령과 사이가 좋은 건 아니었지만 저도 독대를 했다. 저는 대통령을 만나서 얘기한 것을 그렇게 떠들고 다니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독대한 것이고) 그런 신뢰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독대는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대표가 지난 17일 김 여사와 관련된 대통령실 인적 쇄신,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및 의혹 규명을 위한 절차 협조 등 3대 요구 사항을 공개적으로 제시한 것에 대해 "대통령 입장에서는 다 거부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네가 뭔데' 이런 식으로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김 여사가 전횡한다는 가설을 검증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한 대표가 어떤 논리로 접근하는지 궁금하다"고 의아해했다. 김 여사가 공천, 인사 등에 영향을 미쳤다면 한 대표가 법무부 장관에 임명됐을 당시도 따져봐야 할 텐데, 이해관계가 있는 한 대표가 검증을 요구하는 것이 모순이라는 의미다.

이 의원은 "법무부 장관 임명할 때 김 여사가 비토를 놨다면 본인은 (장관이) 안 됐다는 것이냐. 윤 정부의 수혜를 받던 사람들은 이 사안을 건드리면 엄청난 자기모순에 계속 빠질 것"이라며 "저같이 아무 이해관계 없는 사람이나 이렇게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엄마냐 아빠냐… 한동훈, 승부수 던져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17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이 의원은 한 대표가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세 번째 발의된 '김건희 특검법'이 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되돌아왔을 때 한 대표가 특검법 통과를 주장해 국민의힘 의원들을 대상으로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 사이에서 선택하게끔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부부가 이혼할 때 양육권을 두고 자녀들에게 결국 엄마냐 아빠냐 물어보는 경우가 있는데, 국민의힘에 '내려가는 현재 권력'과 함께할 것인지, 아니면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는 '미래 권력'과 할 것인지 (묻는) 승부수를 걸어야 한다"며 "(한 대표가) 특검, 독대 호소인이라는 비아냥을 들으면서 갈 텐데 언제까지 길어져야겠냐"고 지적했다.

"김 여사 '오빠' 발언, 내 이름 보면 대통령 맞아"

이 의원은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명태균씨가 김 여사가 언급한 '오빠'의 정체에 대해 처음에는 윤 대통령이라고 했다가 여사의 친오빠 김진우씨라고 말을 바꾼 데 대해 "(대화에) 제 이름이 나왔는데, 그것만 보면 대통령"이라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대화에서) '준석이를 만나면 해결될 것'이라고 그러는데 저는 김진우라는 사람을 모른다"라며 "그런 사람이 존재하는 것을 알지만 통성명한 적도 없고 얘기해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화 맥락에서 준석이를 만나면(이라고 했는데), 그러면 당연히 나에게 사고 친 사람은 대통령"이라며 "저는 김진우씨라는 분에 대해 한 번도 화난 적이 없다. 대통령에 대해서는 굉장히 짜증 났던 적이 많다"고 언급했다.

명씨가 말을 바꾼 것에 대해서는 "지금 언론이 쏟는 관심을 어느 정도 즐기는 것 같다"면서도 "바람직한 자세는 아니다. 언론에 대해서는 항상 있는 그대로 얘기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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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