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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교과서로 수업하면 학생 40%가 딴짓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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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학교 수업을 진행할 경우, 학생들이 수업 시간의 최대 40%를 학습과 무관한 활동에 쓰고 정답률도 30%가량 낮아진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도서관에 의뢰해 스웨덴 카롤린스카 왕립 의과대학의 '전국 학교 디지털화 전략 의견서'를 받아본 결과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고 20일 밝혔다. 국내에서도 내년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 도입과 관련해 카롤린스카 의대 의견서 내용이 일부 인용된 적은 있지만 전문이 공개된 건 처음이다.
해당 의견서는 재작년 스웨덴 국가교육청이 발표한 '2023~2027년 전국 학교 체계 디지털화 전략'에 대해 카롤린스카 의대가 지난해 8월 반박성 견해를 표명한 것이다. 국가교육청이 2017년 학생들의 디지털 활용 학습 능력 증진을 목표로 학교 디지털화 전략(2017~2022)을 처음 발표한 후 학력 저하 추세를 보여주는 지표가 속속 나오자, 우파 성향인 현 정부가 종이책, 손글씨로 대표되는 전통적 교육 방식 회귀 정책을 펴는 등 스웨덴 내부에서 역풍이 불고 있는 상황이다.
카롤린스카 의대는 의견서에서 디지털 도구가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여러 요소를 포함해 학습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의견서에 인용된 미국 버몬트대 교수인 크라우샤와 노박(Kraushaar & Novak)의 2010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업 중 컴퓨터 사용을 허용하자 학생들이 수업 시간의 최대 40%를 학습과 무관한 활동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견서엔 디지털 기기 사용이 학업 성취도를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도 담겼다. 미국 코넬대 교수인 햄브룩과 게이(Hembrooke & Gay)의 2003년 연구에서는 수업 도중 학생 절반은 노트북을 열어두고 나머지 절반은 노트북을 닫도록 한 뒤 학습 성취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노트북을 열어둔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정답률이 30%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카롤린스카 의대는 "디지털 기기가 영유아는 물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아동에게도 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학교에서 디지털 기기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가정에서 부모가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훈육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김문수 의원은 "AI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교육의 필요성은 인정한다"면서도 "교육부가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과 관련한 부정적 연구와 우려 의견, 학생 연령별·특성별 여건을 무시한 채 전면 도입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앞서 다양한 전문가의 종합적이고 면밀한 분석과 학생·교사·학부모의 숙의와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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