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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북핵 무신경, 안보 참모들 겁에 질리게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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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모한 안보관을 드러내는 정황이 공개됐다. 사태의 심각성과 대응 뒤 파장을 깊게 생각하지 않는 태도는 북한 핵 위협이나 자국 내 소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밥 우드워드 미국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장은 15일(현지시간) 펴낸 신간 ‘전쟁(War)’에서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첫 국방장관을 지낸 제임스 매티스로부터 들은 일화를 소개했다. 우드워드는 1972년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비밀공작반의 야당 도청)을 특종 보도한 기자다.
우드워드에 따르면 매티스는 재임 기간 북한과의 핵 전쟁을 너무 걱정한 나머지 밤에 운동복을 입고 자며 비상 호출에 대비했다. 당시 트럼프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쏠 경우에 대비해 매티스에게 격추 권한을 위임했다. 트럼프는 우드워드와의 인터뷰에서 “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 쏘면 쏘는 거지(if he shoots, he shoots)”라고 말했다고 한다.
우드워드는 “핵무기에 대한 트럼프의 이런 무신경한(cavalier) 태도와 충동적이고(impulsive) 전투적인(combative) 외교가 안보 참모들을 겁에 질리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책에는 매티스가 북한을 상대로 핵무기를 사용하게 될 가능성에 스스로를 대비시키기 위해 수도 워싱턴에 있는 내셔널 성당을 몰래 찾아 기도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적’이라고 판단했을 경우 무력 사용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트럼프의 즉흥성은 미국인이 대상일 때도 다르지 않았다. 우드워드는 2020년 5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에 의한 질식사)이 촉발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 때 트럼프가 마크 에스퍼 당시 국방장관에게 한 질문이 “그냥 다리에 총을 쏴 버리면 안 되냐”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이런 인식은 여전하다. 트럼프는 13일 방영된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올해 대선 당일 급진 좌파 세력이 시위 등 행동에 나설 경우) 주방위군, 또는 정말 필요하다면 군에 의해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북핵 위협 수위는 다시 고조된 상황이라는 게 미국 정보당국 평가다. 책에 따르면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올해 6월 비밀리에 중국을 방문한 뒤 군사 협력 강화 등 북한과 러시아 간 밀착에 중국이 동요하고 있다는 자신의 판단을 담은 기밀 보고서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우드워드는 “중국은 북러 협력 강화가 북한 지도자를 더 무모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특히 김정은은 자신이 충분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면 더 무모해질 수 있다”고 썼다. 또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지금 대체로 자급 체제를 갖췄고 더는 외부 지원이나 기술에 의지하지 않는다. 김정은이 핵무기를 미국에 도달할 ICBM에 실어 실질적이고 정확하게 쏠 역량은 아직 보유하지 않았지만 점점 그 수준에 다가가고 있다”는 분석 결과를 전했다.
이런 시기에 트럼프의 재집권은 동맹국, 특히 한국 입장에서는 걱정거리일 수밖에 없다. 책에는 이를 무마하기 위해 트럼프 측근들이 미국에 주재하는 여러 나라의 대사관을 접촉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책에 따르면 트럼프 1기 행정부 막바지 안보 ‘투톱’이던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은 올 3월 무렵 조현동 주미국 한국대사와 만나 “트럼프가 첫 임기 때보다 더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트럼프가 한미 관계에 대해 ’상호 안보에 중요하며 양국이 많은 짐을 함께 질 것임을 이해하고 있다는 말도 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책에는 당시 대화 때 조 대사가 “트럼프가 당선되면 오브라이언이 차기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될 것”이라고 답했다는 대목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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