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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약품 아프리카 수출 첫걸음, 숨은 조력자는 '한인 1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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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동물용의약품의 아프리카 수출 첫걸음을 상징하는 '농림축산식품부 르완다 시장개척단' 파견엔 숨은 조력자가 있다. 르완다 한인 1세대 박상주(63) 고릴라피드·푸드 대표다. 고릴라피드는 르완다 동물 사료시장 지분 30% 이상을 차지하며 업계 1위로 올라섰다. 그가 10년여 닦아 온 길은 한국 기업의 르완다 진출 발판이 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르완다 수도 키갈리 시내에서 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거리, 르완다인 수십 명이 사료 포대를 옮기고 있는 거대한 공장이 나타났다. 박 대표가 운영하는 고릴라피드·푸드다. 이곳에서 만난 그는 "사료는 동물의약품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아직 시장이 크진 않지만 인구증가율이 높아 성장 가능성이 크고, 계란·육계 등을 사 먹을 수 있는 환경이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동물의약품 전문 제조업체 이글벳에서 수출 책임자로 근무하던 박 대표는 아프리카를 자주 오가며 시장성을 포착했다. 이글벳에 에티오피아 등 수출 활로를 열어준 박 대표는 개인사업의 꿈을 품고 2005년 케냐에서 동물사료 사업을 시작했다. 2015년 비교적 정치 풍토가 안정되고 인허가 절차가 투명해 사업 환경이 좋은 르완다로 자리를 옮겼다.
한국인이 르완다에서 사업을 하는 데 고충도 셀 수 없었다. 박 대표는 "그 세월을 말로 다 할 수 있겠냐"며 미소로 답을 대신했다. 어려움을 딛고 지난해 기준 고릴라피드는 연매출 150억 원에 달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주요 식량원인 옥수수제분을 생산하는 고릴라푸드 제품도 인기를 얻고 있다. 현지 직원을 채용하면서 박 대표는 르완다인 120명을 먹여 살리고 있다.
박 대표는 르완다 정관계, 축산업계 관계자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한국 정부나 기업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사전 현황 자료 제공은 물론, 시장개척단 간담회에 아프리카 각국 축산업계 이해관계자를 불러 모은 것도 박 대표다. 정병곤 한국동물약품협회장은 "그가 있었기에 시장 개척 가능성을 보고 기업들이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그뿐만 아니다. 건설업체와 함께 현지에서 1등으로 꼽히는 한식당을 운영하는 강광종(64) 한인회장, 르완다 경찰청 건설사업을 수주해 연매출 120억 원을 달성하고 최근 운전면허시험 체계 도입 관련 정부 용역도 따낸 박상열(65) 동일건설 상무는 박 대표와 나란히 먼저 안착해 250명 상당 교민을 돕는 '삼총사'로 불린다.
이들은 올해 5월 정우진 주르완다 한국 대사의 권유로 한인회를 창단했다. 한인 1세대가 르완다 땅을 밟은 지 십여 년 만이다. 정 대사는 "국가 간 교역, 기업 수출은 하루아침에 성사되는 것이 아니고 사람이 오가야 길이 난다"며 "그 길목에서 르완다 한인 1세대가 큰 역할을 해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한인회 도움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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