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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린’ 이어 ‘밀턴’까지… 허리케인 연속 강타한 미국 플로리다 ‘초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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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허리케인 ‘밀턴’이 9일 밤(현지시간) 미국 남동부 플로리다주(州)에 상륙했다. 이틀 전 가장 강력한 5등급에서 이날 3등급으로 위력이 약해졌지만, 최대 지속풍속 시속 195㎞의 강풍을 동반하고 최대 460㎜의 물폭탄을 퍼부을 것으로 예보됐다. 특히 지난달 26일 4등급 허리케인 ‘헐린’이 할퀴고 간 상처가 아물지 않은 미 남동부로선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한 달도 남지 않은 미국 대선(11월 5일)에도 막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밀턴은 이날 오후 8시 30분 플로리다 서부 새러소타카운티의 시에스타 키 해안에 상륙했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대서양·기상연구소는 밀턴 중심부 근처에서 높이 8.5m의 파도가 해양 무인기(드론)에 포착됐다고 밝혔다. 미 국립기상청(NWS)의 플로리다 탬파베이 지역 사무소는 “이 폭풍이 현재 흐름을 유지한다면 100여 년 만에 최악의 폭풍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플로리다주는 15개 카운티 주민 720만 명을 상대로 강제 대피령을 내렸다. 주방위군 9,000여 명을 소집하는 등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릭 스콧 플로리다주 상원의원은 “미처 대피하지 못하거나 집에 남기로 결정한 주민들은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며 “응급 구조대원들의 목숨도 위험해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시속 161㎞ 이상 강풍이 몰아치자, 탬파시 등 일부 지역은 구조대원 안전을 우려해 긴급구조 활동을 중단했다.
상륙 3시간쯤 후 밀턴의 등급은 1등급으로 낮아졌으나 피해는 점점 커지는 모습이다. 미 CNN방송은 “세인트피터즈버그 카운티에선 3시간 만에 이 지역 3개월 치 평균 강우량인 228.6㎜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는 1,000년에 한 번 내릴 만한 강수량”이라고 전했다. 밀턴 상륙에 앞서 들이닥친 대형 토네이도로 주택 수백 채가 파괴됐고, 10일 새벽까지 최소 280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겪었다. 토네이도 경보도 116건 이상 발령됐다. 이미 여러 명이 숨졌다는 보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구체적인 인명·재산 피해 규모는 아직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 수만 명의 발도 묶였다. 플로리다주 디즈니월드와 유니버설스튜디오, 시월드 등 유명 테마파크는 물론,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케네디우주센터도 문을 닫았다. 올랜도 국제공항 등이 폐쇄돼 항공기 약 1,900편의 운항도 취소됐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플로리다주에 연방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위해 독일·앙골라 순방 계획까지 연기했다. 지난달 말 상륙한 헐린이 미국 남동부에 ‘230명 이상 사망’이라는 비극을 안긴 데 이어, 곧바로 밀턴까지 들이닥친 데 따른 여파다.
정치적 파급력도 클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어떤 ‘옥토버 서프라이즈’(10월의 돌발 변수)도 올해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선 허리케인의 후폭풍이 가장 클 듯하다”고 전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의 헐린 대응 비판을 위해 거짓말을 일삼았던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다시 정치 공세 무기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CNN은 “밀턴은 트럼프가 허위정보를 유포하는 다음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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