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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볼도 고급으로… 젊은층 선호에 일본서 다시 부는 '고급 위스키' 바람

입력
2024.10.08 15:30
수정
2024.10.0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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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주류업체 고가 위스키 제품 출시 붐
고급 위스키·하이볼 찾는 20·30대 겨냥

한 남성이 지난해 3월 19일 이마트 서울 용산점 주류 판매 코너에서 위스키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 남성이 지난해 3월 19일 이마트 서울 용산점 주류 판매 코너에서 위스키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주류업체들이 고급 위스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고급 위스키를 선호하는 일본 20·30대 젊은층이 늘자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다.

6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주류업체들은 최근 위스키 고급화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아사히맥주는 지난 1일 자사 위스키 브랜드 니카의 신제품 '니카 프런티어'를 출시했다. 위스키 수요가 늘자 4년 만에 내놓은 고급 라인 제품이다. 아사히맥주는 도쿄에 팝업 스토어도 열었는데 위스키 한 잔에 1,000~2,000엔(약 9,000~1만8,000원)으로 비싸지만 이곳을 찾는 고객 상당수가 20·30대다.

일본 젊은층이 위스키를 즐기게 된 것은 소량의 위스키에 탄산수를 섞어 마시는 '하이볼' 인기 덕분이다.

일본 내 위스키 판매량은 1980년대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감소했다. 그러나 2008년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산토리가 그해 '가쿠 하이볼'을 출시하자 위스키를 찾는 사람들이 다시 늘었다. 마이니치는 "(가쿠 하이볼로) 위스키는 중년 남성이 마시는 술이라는 인식이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일본 주류업체 산토리의 '프리미엄 하이볼 캔' 이미지. 산토리 홈페이지 캡처

일본 주류업체 산토리의 '프리미엄 하이볼 캔' 이미지. 산토리 홈페이지 캡처

산토리는 지난해 6월부터 젊은층을 겨냥한 '산토리 프리미엄 하이볼 캔'을 일정 기간에만 파는 한정 제품으로 출시하고 있다. 산토리의 고급 위스키 '야마자키·하쿠슈'를 넣은 하이볼로, 한 캔당 일반 하이볼 캔 가격의 3배 이상인 660엔(약 6,000원)에 달한다. 그러나 비싼 가격에도 매번 빠르게 매진되고 있다.

젊은층이 고급 위스키를 선호하는 이유는 건강을 생각하는 음주 문화 때문이다. 위스키는 알코올 도수가 높아 적게 마시게 되고 열량도 적은 편이다. 일본인 20대 남성은 마이니치에 "깔끔한 맛에 탄수화물이 적어 하이볼을 즐겨 마신다"고 말했다. 아사히맥주 관계자는 "주류 시장은 장기적으로 축소되겠지만 반대로 위스키 시장은 2040년까지 2~3% 확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민간 조사회사 인테지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국내 위스키 판매액은 코로나19 이전이었던 2019년보다 12% 증가했다. 지난 6월 기준 일본인 20~70대 하이볼 캔 평균 구매 비용은 216엔(약 1,970원)이었지만, 20대는 257엔(약 2,340원)으로 다른 연령보다 높은 편이었다. 기지 도시미쓰 인테지 애널리스트는 "고가 제품이 출시된 기간 20·30대 소비가 늘어나는 편"이라고 말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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