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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을 건넌 런던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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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매컬록(Robert P. Mcculloch 1911~1977)은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골동품’을 사들인 미국인 사업가다. 그는 1968년 4월 영국 런던 템스강을 가로지르는 약 1만 톤 무게의 런던브리지를 구입, 자신이 개발한 애리조나 레이크하바수시티(Lake Havasu City) 연륙교로 재활용했다.
1831년 건립된 화강암 다리 런던브리지는 1960년대에 접어들면서 늘어난 교통량을 버거워하기 시작했다. 풍화한 교각이 8년마다 약 2.5㎝씩 주저앉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시 당국은 교량을 철거하고 새 다리를 짓기로 했다. 철거 비용만 당시 기준 약 120만 달러에 달했다. 한 시의원(Ivan Luckin)이 다리를 팔아보면 어떻겠냐는 안을 내놨다.
미국으로 건너간 그 의원은 기자회견 등을 통해 런던브리지 매각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호객에 나섰다. 그 기상천외한 거래에 선뜻 응한 게 매컬록이었다. 기계톱 제조업과 부동산 개발업 등으로 큰돈을 번 그는 콜로라도강에 파커 댐이 들어선 뒤 하바수 호수의 곶처럼 고립된 땅 6,700여 ㎢를 헐값에 사들여 ‘관광 시티’로 개발하려던 참이었다.
양측은 협상 끝에 교량 철거 비용의 약 2배인 246만 달러에 계약서를 썼다. 교량 석재는 하나하나 분해돼 해상, 즉 파나마운하를 거쳐 캘리포니아 롱비치로 운송됐고 트럭으로 재건축 현장으로 옮겨졌다.
71년 10월 10일 개통된 레이크하바수시티의 런던브리지는 교량 지지부는 보강됐지만 겉면 석재만큼은 오리지널이었다. 매컬록은 시티 경계부에 대규모 운하를 준설해 시티 전체를 섬으로 만들었고 런던브리지도 육지와 시티를 잇는 명실상부한 다리가 됐다.
매컬록의 투자는 성공적이었다. 레이크하바수시티의 런던브리지는 애리조나 관광 명물로 꼽히며 매년 이맘때 다양한 축제와 이벤트가 열리고 있고, 시티의 부동산 가치도 크게 높아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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