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민간 데이터센터에 국산 발전기는 '0'...장비 국산화 더뎌 '속 빈 강정'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기업의 클라우드 전환, 인공지능(AI) 개발과 활용 서비스 도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데이터센터(IDC)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국내에 구축되거나 구축 예정인 IDC의 상당수가 주요 장비를 해외 제품으로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민간 IDC의 경우 끊김 없는 운영에 꼭 필요한 비상발전기와 무정전전원장치(UPS) 등은 국내산 활용 사례가 없거나 매우 적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요청해 공개한 '국내 데이터센터 주요 장비별 국산 장비 등 활용 여부 추정'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조사 결과 IDC의 대표적 기반 시설 장비인 발전기를 국내산으로 마련한 IDC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UPS의 경우 전체의 8%만이 국산 장비를 사용했다.
비상 발전기와 UPS는 정전 등으로 IDC에 전력 공급이 끊겼을 때도 서버가 계속 운영되도록 하는 핵심 장비다.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서비스가 멈추고 다수 데이터가 뜻하지 않게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IDC는 UPS와 배터리로 곧바로 서버에 1차 전력을 공급하고 곧이어 2차로 자체 비상발전기를 돌리는 방식으로 버틴다. 2022년 당시 IDC 화재로 발생한 카카오톡 서비스 장애는 배터리실에서 난 화재로 UPS까지 한 번에 고장 나면서 일어났다.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 카카오는 최근 문을 연 '데이터센터 안산'에서 전력 공급망을 비롯한 모든 장비를 이중화했다.
정부·공공까지 포함한 전체 IDC로 보면 기반 시설 장비의 국산 이용률은 좀 더 높게 나타난다. 2018년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IDC들은 배터리(54%)와 수변전설비(51%)는 물론 UPS(24%)와 비상발전기(17%)도 국산을 일부 도입했다. 반면 핵심 장비인 IT 서비스 장비는 국산 이용률이 더 낮았다. 서버의 경우 전체의 약 11%, 스토리지는 약 7%만이 국산 장비를 쓴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 또한 성능과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있어 서버 등 IT 장비는 경쟁력 있는 해외 제품을 먼저 도입 대상으로 고려하고 다른 장비도 검증된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나 배전 설비 등은 국내에도 알려진 공급자가 많지만 다른 하드웨어 장비는 정보가 적은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IDC의 IT 장비 지출 규모는 올해 약 43억 달러(약 5조6,000억 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19.2%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히 서버 등 핵심 장비는 물론 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핵심 장비의 국산화가 더딘 상황이라 국내 관련 산업으로 이어지는 파급효과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원은 "지능정보화 기본법 시행령에는 민간 데이터센터 해외 시장 진출 지원을 밝혔지만 외산 장비로만 만들어지는 데이터센터라면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데이터센터가 산업 생태계 조성에 제대로 이바지하기 위해선 장비 국산화에 초점을 맞춘 정책 추진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