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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 챌린지, 팝업스토어 순례, 커피차 조공...뮤지컬 마케팅, K팝 닮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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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서울 5층에 들어선 '알라딘' 팝업스토어. 램프 모양으로 오린 흰 종이에 스탬프를 누르자 이러한 손글씨 문구가 찍혔다. 글씨의 주인공은 다음 달 22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알라딘'의 주연 배우들. 팝업스토어에선 이 같은 램프 꾸미기 체험을 할 수 있었다.
K팝 업계의 필수 마케팅이 된 팝업스토어가 뮤지컬계로도 확산 중이다. 작품과 관객의 접점을 넓히려는 시도다. 지난해 11월 '마리 퀴리'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11일간, '랭보'는 지난달 서울 대학로에서 일주일간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팝업의 성지'로 불리는 더현대서울까지 처음으로 뮤지컬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팝업스토어는 K팝을 닮아 가는 뮤지컬 마케팅 진화의 단적인 예다. 공연장 밖에서 작품을 직접 경험하게 해 호감도를 높이는 게 뮤지컬 팝업스토어의 주된 목표. '매직 램프 로드'라는 이름으로 13일까지 여는 '알라딘' 팝업스토어는 뮤지컬의 한 장면처럼 꾸몄다. 폭이 2m가 넘는 황금빛 요술 램프도 설치됐다. 첫날인 1일부터 1,000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짧은 콘텐츠)과 쇼트폼(짧은 동영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요즘 뮤지컬 마케팅의 특징이다.
뮤지컬 '시카고'가 지난달 142회 공연을 객석 점유율 99%로 마친 중요한 배경은 밈이다. 한국에서 2000년 초연 후 꾸준히 공연된 '시카고'는 이번 시즌 예매자의 약 70%가 20~30대일 정도로 젊은 관객의 반응이 유독 열광적이었다. 극 중 빌리 플린이 록시 하트를 마리오네트 인형처럼 조종하며 대신 기자회견을 하는 '복화술' 연기가 인터넷 밈으로 인기를 얻은 영향이 컸다. 배우 최재림의 복화술이 담긴 유튜브 쇼트폼은 조회수가 900만 회에 이른다.
'킹키부츠'도 코미디언 이창호의 뮤지컬 넘버 '랜드 오브 롤라' 패러디 영상이 밈이 되면서 화제가 됐다. '킹키부츠' 커튼콜에서는 배우와 관객이 마지막 곡 '레이즈 유 업'을 함께 노래하며 춤추는 진풍경도 펼쳐진다. K팝 팬들이 가수들의 춤을 따라 하듯 극 중 안무를 적극적으로 즐기는 뮤지컬 팬이 늘었기 때문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작품을 더 재미있게 즐기는 요소로 '레쥬업(레이즈 유 업) 안무'가 회자됐다. 지난달 10주년 공연 개막에 맞춰 올라온 '킹키부츠 관극 전 이 안무는 꼭‼️ 외워가세요'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에는 "맨 뒤에서 다른 분 눈치 안 보고 열심히 춤췄습니다! 진짜 마지막에 꼭 추세요!!" 등의 댓글이 줄줄이 달려 있다. 제작사 CJENM이 4년 전 공개한 '레이즈 유 업 안무 튜토리얼' 영상도 다시 입소문을 탔다. '킹키부츠'는 지난 한 달간 티켓 예매액 기준 공연예술통합전산망 통계 1위를 차지했다. "팬들의 적극적 참여가 티켓 판매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는 게 CJENM 관계자의 말이다.
요즘 뮤지컬 공연장 주변에서는 팬들이 배우에게 보낸 '커피차'를 자주 볼 수 있다. '미스터 트롯' 출신 김희재 등 트로트 가수들이 잇따라 뮤지컬에 도전하면서 가요계에서만 볼 수 있었던 버스 래핑 광고도 공연장에 등장했다.
박병성 공연 칼럼니스트는 "밈과 쇼트폼 등의 영향으로 뜻밖에 성공적 흥행을 거두는 뮤지컬 작품이 늘면서 제작사마다 공연 준비 못지않게 다양한 영상 제작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달라진 뮤지컬계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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