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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문제, 상식적으로 접근" 해리스 정면돌파에... 트럼프 "정신장애" 인신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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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공화 양당의 대선 후보가 이번 선거 최대 쟁점 중 하나인 이민 정책 문제를 두고 정면 충돌했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7일(현지시간) 국경을 넘어 유입되는 범죄는 틀어막되, 이민자들이 미국 사회 구성원으로 안착할 수 있는 인도적 시스템을 열어두겠다고 약속했다. 그간 약점으로 지적돼 온 국경 안보 문제와 관련, 정면돌파를 시도한 것이다. 반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보다도 훨씬 노골적이고 거친 언사를 동원해 '불법이민자 급증을 부른 장본인이 바로 해리스'라는 공세를 이어갔다.
27일 멕시코 접경 지역인 미국 애리조나주 더글러스를 방문한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는 '국경 안정화'와 '안전하고 인도적인 이민 시스템 구축', 이 모두를 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검사 시절 국경을 넘어 들어오는 범죄조직 등을 단죄한 경험이 있다고 소개한 그는 "국경 강화는 내게 새로운 일이 아니다"라고도 강조했다. 각종 여론조사상 유권자들이 자신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불법이민자 문제 해결의 적임자'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읽혔다.
구체적으로 해리스 부통령은 마약 밀수와 범죄 조직 유입을 막기 위한 첨단 기술 도입, 담당 공무원 확충 필요성 등을 언급했다. 동시에 "미국에 기여하는 이민자 가운데 합법적인 체류 자격을 얻을 길이 없었던 사람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처럼 두 갈래 대응을 병행하는 자신의 국경안보 정책을 "상식에 기반한 접근"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불법 이민자 전체를 잠재적 범죄 집단으로 몰아가는 트럼프 전 대통령 주장은 '비상식적'이라는 우회적 비판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발끈했다. 그는 "불법 이민자들이 저지른 범죄에 해리스는 직접적 책임이 있다"며 날을 세웠다. 조 바이든 행정부 4년간 이 문제를 방치하다시피 하더니, 이제야 대책을 들고 나왔다고 비판한 것이다. "국경을 지워 버렸다"고도 했다.
특히 28일 위스콘신주 유세에서는 대부분의 연설 시간을 이민 문제와 관련한 '해리스 책임론' 부각에 할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범죄를 저지른 불법 이민자를 '괴물' '냉혈 킬러' '살인 기계' 등으로 부른 뒤, "그(해리스)가 당신들 집 문을 따고 침입할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정신적으로 손상이 있고, 정신적 장애를 가지고 있다"며 막말까지 퍼부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의 불법 이민자 대책에 이렇게까지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미국 유권자들이 경제와 더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슈라는 점에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당국 데이터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뒤 미국-멕시코 국경을 불법으로 건너 체포된 사람은 700만 명에 이른다"며 "역대 어느 정부보다 많은 기록적 수치"라고 전했다.
좀처럼 깨지지 않는 박빙 구도도 '트럼프의 독설'을 낳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21~26일 실시해 28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 경합주인 위스콘신과 미시간에서 각각 '49% 대 47%', '48% 대 47%'라는 지지율을 기록했다. 오차범위 내 초접전이다. 다만 NYT는 "트럼프가 경제 문제에 대해 지속적 강세를 보이면서 해리스의 여론조사상 우위가 8월 초부터 서서히 약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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