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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곳에서 행해져 온 작은 이들의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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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작고한 예일대 정치학자 제임스 C. 스콧은 ‘OO항쟁’ 등으로 역사에 기록된 대규모 사건보다 정치경제적 약자의 일상적 태업 등 “(역사의) 레이더 아래에 있는, 의도적으로 정체를 감춘 형태의 투쟁이야말로 역사상 계급투쟁의 대부분을 구성했다”고, 1970년대 말레이시아 농촌 현장 연구를 거쳐 집필한 책 ‘약자의 무기들(Weapons of the Weak, 1985): 일상적 형태의 농민 저항’에 썼다.
2차대전 전후 독립한 수많은 약소국의 현실, 즉 민족해방전쟁으로 수립된 정권이 기존 정권보다 더 억압적·권위주의적 권력을 행사한 예가 많았다는 사실에서 그는 “(민족주의)혁명이 농민들에게 효과가 없다면 혁명에 대해 할 말이 별로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고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의 판단과 주장은 물론 반박의 여지가 적지 않지만, 20세기 아시아 아프리카의 수많은 신생독립국 시민들이 겪은 현대사의 비극을 통해 얼마간 타당성을 지닌다. 비극의 원인을 독립 후 집권한 소위 민족적 영웅-권력자들의 한계와 전후 미국과 소련의 냉전 외세 탓으로 흔히 돌리지만, 과연 그것만으로 모든 사건의 배경과 전개-종결의 전모를 설명할 수 있을까. 1965년 인도네시아 '9·30봉기'와 이어진 대학살에서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스콧이 정치학자로서의 생명을 걸고, 다시 말해 정통 정치학 연구 방법론과는 사뭇 동떨어진 인류학적 현장 연구를 고집하며 매달린 질문도 그것이었다. 그렇게 찾아낸 게 거대 역사가 배경으로 밀쳐낸 이들의 보이지 않는 이들의 주목받지 못한 저항, 그의 표현으로는 위계질서 하층부 사람들의 협력 같은 ‘은밀하고도 질긴 아나키즘’(Two Cheers for Anarchism 2012)이었다.
그의 집 냉장고에는 이런 메모가 붙어 있었다고 한다. “작은 곳에서 작은 형식으로 행해져 온 작은 이들의 실천이 세상을 변화시켜 왔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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