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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IS 가입 선동한 시리아인 유죄"... 테러방지법 적용 첫 사건

입력
2024.09.27 16:09
수정
2024.09.2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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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적 체류허가 국내 체류 도중
페이스북 통해 선동 게시글·링크

서울 서초구 대법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 서초구 대법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에 체류하며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인 이슬람국가(IS) 가입을 선동한 혐의로 기소된 시리아인의 테러방지법 위반 혐의가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국내 최초로 테러방지법이 적용된 사건이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7일 테러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시리아 국적 A씨의 상고심에서 '테러단체 가입 선동' 부분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인천지법에 돌려보냈다. '테러단체 가입 권유' 부분에 대한 원심 무죄 판결은 그대로 확정했다.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아 국내에서 머무르던 A씨는 2015년 10월부터 2018년 6월까지 IS 가입을 선동하고 주변 지인에게 가입을 권유한 혐의로 기소됐다. 시리아 정부의 독재에 반감을 갖고 있던 A씨는 자기 집이 시리아 정부군의 폭격으로 파괴되자 IS에 호감을 갖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선전에 이용한 수단은 페이스북이었다. SNS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조직원을 포섭하는 IS의 방식을 따라 한 것이었다. IS가 자행한 여러 테러 영상 등을 소지하고 있던 A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IS를 찬양하는 사진과 게시글을 올리며, IS 대원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텔레그램 링크까지 달았다.

오프라인에서도 선전을 이어갔다. 검찰은 그가 시리아 국적의 직장 동료들과 있는 자리에서 "IS는 위대한 사람들이며,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고, 이라크 국적 동료에게 협박까지 하며 IS 가입을 권했다고 보아 '가입 권유' 혐의를 추가했다.

1심은 '가입 권유' 혐의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가입 선동' 혐의에 대해서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단순 옹호만으론 가입 선동에 해당한다고 단정해선 안 되는데 A씨가 찬양∙고무∙지지 호소를 넘어 IS 가입을 구체적으로 선동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5년간 심리 끝에 A씨의 '가입 선동' 혐의는 유죄로 볼 여지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대법원은 "A씨의 행위는 IS에 가담∙동참하는 행위를 고무하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다"며 "항소심은 A씨가 테러단체 가입을 부추기는 행위를 했다고 볼 수 있는지를 심리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2016년 3월 법 제정 이후 테러방지법 위반 혐의가 적용돼 재판에 넘겨진 첫 사례였다.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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