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은퇴 항공기' 동체로 이름표·볼마커 만든 까닭은

알루미늄 합금 소재… 가볍고 단단해
ESG 경영 일환, 누적 마일리지 소진도

대한항공이 퇴역한 보잉 777-200ER(HL7721)의 동체를 소재로 만든 기념품(굿즈).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이 퇴역 항공기 동체로 만든 기념품(굿즈)을 선보였다. 항공기 동체 소재는 알루미늄 합금 두랄루민(Duralumin)으로 가볍고 단단하기 때문에 이를 재활용한 제품에 상품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하나로 쌓인 마일리지를 털어내는 효과도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퇴역 항공기(HL7721)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나온 자재로 만든 네임택(이름표)과 골프 볼마커를 자사 홈페이지와 연동된 대한항공 브랜드 기념품 판매 홈페이지(e-skyshop.com)에서 판매한다고 23일 밝혔다.

해당 항공기는 보잉 777-200ER로 2003년 10월 비행을 시작해 미국 워싱턴DC~인천국제공항 노선 운항을 마지막으로 2020년 5월 은퇴했다. 전 세계 98개 공항을 1만1,637번 오갔으며 총비행 거리는 6,282만6,262㎞다.

이번에 출시된 제품은 항공기 동체의 각기 다른 부분을 소재로 이용했기 때문에 제품별로 하늘색, 하얀색, 빨간색 등 색상이 다르다. 항공기 꼬리날개 모양으로 만들어진 이름표에는 소재로 쓰인 항공기종과 기번도 새겼다. 선착순 한정으로 제품 구매자의 이름과 연락처를 새겨준다. 네임택은 이름과 연락처를 적어 여행 가방 등에 다는 용도로 쓰는 것을 말한다.

골프 볼마커는 두 가지 디자인으로 출시했다. 대한항공 심벌마크인 태극무늬를 넣어 디자인한 볼마커는 하늘색이다. 대한항공 로고(KOREAN AIR)와 퇴역 항공기의 기종·기번을 새긴 볼마커는 하늘색, 하얀색, 빨간색 등이다. 볼마커 뒷면에는 자석을 넣어 이용자 편의를 더했다.

제품 가격은 네임택 4만6,500원, 골프 볼마커 8만2,000원이다. 네임택은 700개, 볼마커는 1,200개 한정 수량으로 제작했다. 각 제품에는 일련번호를 새겨 희소가치를 높였다. 대한항공 적립 마일리지를 이용해 구매할 수도 있다. 대한항공은 ESG 경영을 도입하면서 2021년부터 퇴역 항공기를 재활용한 기념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