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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고난도 연구, 등급 안 매기고 정성평가 한다... 평가자에 권한 집중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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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위험이 크고 난도가 높은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을 평가할 때 이르면 다음 달부터 등급을 매기지 않기로 했다. 다른 사업들처럼 등급제로 평가하면 결과를 의식하게 돼 연구가 소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과정 중심의 정성평가로 전환해, 당장 성과가 나오지 않아도 연구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한다.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는 △고난도 목표 △문제 해결형 △혁신적 접근법 △실패 재도전의 특성을 지닌 범부처 R&D 사업 총 32개의 평가 방식을 기존 평가등급제가 아닌 과정 중심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사업별로 프로젝트 매니저(PM)를 둬 연구 과정을 세세히 살피고, 노력이나 진전이 인정될 경우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더라도 후속과제를 이어갈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혁신본부 관계자는 "기존 평가등급제에서는 당초 연구 목표에 못 미치면 실패했다는 낙인과 함께 후속과제를 따내지 못하는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러면 아무도 시도해보지 않은 과감한 목표나 최초의 연구에 도전하는 데 주저하게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평가등급제는 단계별 또는 최종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평가 결과를 우수·보통·미흡의 단계로 구분한다. 일반적인 R&D보다 목표 달성이 훨씬 어려운 혁신적, 도전적인 연구에는 이 같은 평가 방식 적용이 가혹하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판단이다.
이번 평가 방식 전환이 연구 현장에 안착할지는 PM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기정통부는 필요한 경우 PM이 일종의 멘토처럼 사업에 대해 조언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PM이 평가에서 막대한 권한을 쥐게 되는 만큼 여러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혁신본부는 PM에게 평가 근거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게 하는 등 견제 수단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는데,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평가 방식 전환은 이르면 11월 보건복지부의 '자폐혼합형 디지털 치료제 사업'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임요업 혁신본부 과학기술혁신조정관은 "성공에 이르는 경로로서 실패의 의미를 재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고위험·고난도 연구에 적합한 평가 틀을 제시해 연구자의 도전 의식을 고취하고 국가 R&D 체질을 선도형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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